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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좋아` 등 시선집중 미 독립영화들도 수작 평
2002-05-03

3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최민)가 2일 막을 내렸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의 `우석상'(상금 1만 달러)은 홍콩 얀얀막 감독의 <형>에 돌아갔고, `디지털의 개입' 부문의 `디지털의 모험상'(상금 5천 달러)은 체코 블라디미르 미할렉 감독의 <엔젤역 출구>가 수상했다. 또 관객들의 인기투표 결과 주어지는 최고인기상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돌아갔다. 이번 영화제에서 화제작은 단연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였다. <죽어도…>는 일흔이 넘어 배우자와 사별한 뒤 만난 두 노인의 사랑과 섹스를 다룬 작품. 노인들이 주인공인 만큼 뭔가 좀 칙칙해 보일 거라는 선입견을 깨고, 유머스럽고 자연스럽게 노년의 성을 표현했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론 처음으로 황금곰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는 두 회 모두 가장 먼저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회고전과 특별전도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먼저 지난 10년간 미국 독립영화의 최전선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을 만들어온 프로듀서 크리스틴 바숑의 <독약> <고 피쉬> <행복> 등 대부분 국내에서 개봉되지 않은 10편의 작품들은 미국 독립영화의 진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수작들이었다. 국내에서 필름으로 관객을 만나기는 처음인 이탈리아의 거장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데카메론> 등 7편의 작품들도 관객 점유율이 높았다. 파시즘에 대한 신랄한 야유, 성과 폭력에 대한 극단적인 표현을 담은 그의 유작 <살로, 소돔의 120일>의 경우 상영 도중 몇몇 관객이 나가기도 했다. 영화제의 메인 프로그램인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과 `디지털의 개입' 부문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게 중평이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왕차오의 <안양의 고아>와 리위의 <물고기와 코끼리> 등 중국의 작품 두 편이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상영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서동진 프로그래머는 “운영상의 미숙을 개선해 앞으로 영화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갈 기틀이 마련됐”으며, “지역 내 잔치에 그치지 않고 상대적으로 충실도가 높은 관객층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영화제 관객의 수는 총 6만635(유료 4만5738)명으로 지난해 7만(유료 5만4천)명보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회를 거듭하면서 관객이 줄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영화제 쪽이 좀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떤 `대안'도 관객과 함께 찾아갈 때 의미를 지닐 것이기 때문이다. 전주/이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