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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 누가 되어야 하나
2002-05-07

<씨네21> 제2기 영화진흥위원 설문조사, 개혁성, 전문성 갖춘 영화인 추천인수 높아다시, 문제는 ‘사람’이다. 2기 영화진흥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문화관광부(문화부)의 위원 인선작업이 영화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만큼은 ‘개혁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이들이 위원으로 위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영화계 안팎으로 높다. 3년 전, 민간자율의 행정기구를 표방하면서 출범했지만, 위원 위촉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혼선을 거듭했던 것을 곱씹는다면 당연한 주문인 셈이다.그럼에도 정작 문화부는 우려를 불식할 만한 태도를 취하는 것 같진 않다. 지난 4월17일 여러 유관단체에 영진위 위원 후보자 추천에 관한 공문을 보내는 등 실질적인 인선작업에 착수했지만, 1기 위원회 구성 때와 달라진 것은 없다. 특히 실질적인 활동이 없는 유명무실한 단체들에까지 후보자 추천을 요청한 것을 보면, ‘안배’ 말고는 별다른 위원 위촉 기준이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고분고분한 이들만을 골라내기 위한 ‘요식행위’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이에, <씨네21>은 영화관계자 75인에게 “2기 영진위 위원으로 적절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물었다. 단순히 인물을 거명하는 설문방식은 자칫 명망 또는 이해관계로 인한 인기투표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판단, 1기 위원회에 대한 평가, 2기 위원회의 주요 과제, 영진위의 자율성 확보 정도, 영진위 위촉시 필요한 원칙과 기준 등을 설문 항목에 넣었고, 이에 걸맞은 후보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또한 일종의 풀(pool)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정책, 제작, 배급, 상영, 투자, 기술개발, 감독/배우/스탭, 언론/학계/여성, 애니메이션으로 세분화해 우선 추천 순위대로 3인을 거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별도의 항목으로 현 영진위 위원 중 연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위원을, 위원들의 호선을 거쳐야 하지만 차기 영진위 위원장으로 적절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물었다.

영진위 위원 추천 집계 결과 최용배(60점), 김홍준(57점), 변재란(40점), 김동원(39점), 박순홍(34점)씨 등이 너른 지지를 받았다. 김홍준씨는 감독, 부천영화제 프로그래머로서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1기 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용배, 김동원, 박순홍씨 등은 설문이 부문별로 나누어 지명하는 식이라 높은 득표를 얻은 면도 없지 않지만, 배급,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대표하는 이들로서 각종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가 과하지 않다.국내 영화제의 테크니컬 슈퍼바이저를 도맡고 있는 문원립(32점)씨나 산학협동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목을 받았던 이충직(34점)씨 등이 많은 이들로부터 추천받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2기 위원회는 “인력양성, 기술개발 등 한국영화 경쟁력의 기초 요소를 확충할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한 추천인의 지적에 꼭 들어맞는 인사라는 평가. 안정숙(30점), 정지영(27점), 문성근(27점)씨 등 출범 당시 위원회를 이끌었던 개혁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상위에 랭크된 것은 2기 영진위의 지향에 대한 바람으로 읽힌다. 20위권 내에 현 영진위 위원 4명이 거론된 것은, 풍랑에 직면할 때마다 영진위의 위상을 세우는 데 분투했으며, 임기 동안 비교적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가능케 한다. 이 밖에 오기민(26점), 윤정석(24점), 최재원(23점), 이효인(23점), 원용진(18점)씨 등 영진위 위원으로 위촉될 시 새 바람을 일으킬 만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성쿼터를 적용할 경우, 주진숙(13점), 김소영(9점), 장미희(7점), 방은진(7점)씨 등도 주목할 만하다. 추천에 앞서 위원이 되어야 할 사람,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한 영화인은 “영화진흥공사와 영진위의 내용적 차이를 아는 사람, 한국영화계에서 메이저로 분류되는 배급사 이름을 5개 이상 즉석에서 댈 수 있는 사람, 국내에서 열리되 국제영화제가 아닌 소규모 영화제에서 본 영화가 1년에 5편 이상인 사람”이 위원으로서 적격이고, 또 한 영화인은 “공공적 원칙과 공익적 명분보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뿐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사람, 창작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데 기여해온 사람, 뚜렷한 주관이 없어서 외압에 타협할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은 절대로 위원으로 뽑혀서는 안 된다는 재밌는 설문을 보내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4월 28일부터 배포해서 5둴 2일 오후 6시까지 회신된 총 41명의 응답내용을 근거로 집계했다. 설문대상자 중 일부는 영진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회신하기 곤란하다며 기권 의사를 밝혔고, 몇몇 단체 대표들은 통보 없이 응답하지 않았다. 일부 인사의 경우, 응답자에 따라 서로 다른 분야에 추천한 탓에 부문별 집계는 하지 않았으며, 설문에 밝혔듯이 순위별 가중치를 두어 통합 집계했다. 설문대상자 명단은 아래와 같고, 개별 응답내용은 따로 밝히지 않는다.설문조사 정리 이영진 anti@hani.co.kr▶ 설문집계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