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돈벼락이닷! <일단 뛰어!>
2002-05-07

어느날 차 위에 21억원이 든 돈가방이 떨어진다. 우리 셋 밖에 모르잖아? 3분의 1만 갈라도 이 돈이면 더이상 `이모·고모들' 상대로 호스트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되고, 이 돈이면 아빠 연봉 십수년어치니 집안 한번 일으킬 수 있고, 이 돈이면 아니꼬운 졸부 새아빠 밑에서 튈 수 있는데…. `고교생의 일상탈출'을 내건 청춘코믹영화 <일단 뛰어>의 시작이다. `거만한 얼굴' 21살 성환(송승헌)과 `기생 오래비' 19살 우섭(권상우), `심심한 놈' 진원(김영준)은 고교 3학년 같은 반 친구다. 학교 공부는 일찌감치 관심을 끊었고 졸부집 아들인 성환의 차를 타고 껄렁거리는 이들의 모습은, 하지만 밉지 않다. 종로서 강력계 신참형사인 지형(이범수)은 더더욱 미워할 수 없는 존재다. 궂은 일은 다 시키는 반장 밑에서, 밤샘 야근에 집에도 못 들어가 전기 끊기고 차 견인되기가 일쑤다. 아, 이제 캐나다로 잠시 몸을 피하고 인생 펴나 했더니 근데 웬걸? 이 거액을 사채업자 집에서 목숨 걸고 훔쳐 나온 도둑 형제(정규수·이문식)들이 죽기살기로 쫓아오고 사채업자의 청부를 받은 킬러가 끼어든다. “야! 일단 뛰어~”<일단 뛰어>는 `일단' 밉지 않은, 재미있는 영화다. 거액의 돈이 굴러온다는 흔한 소재지만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텔레비전에서 보다 주목받았던 젊은 배우들의 영화 연기들도 모두 기대이상이다. 특히 과장하기 쉬운 형사역을 코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절제하며 연기한 이범수는 인상적이다.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조의석 감독은 1976년생 답게 젊고 비판적 의식이 반짝거리는 요소들을 영화 곳곳에 박아 웃음을 끌어낸다. 경찰들은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선생은 `군 매거진'을 읽고 있으며, 사고친 학생은 교실마다 최신형 에어콘 쫙 깔아주면 해결되는 그런 식이다. 학교 모습이 적잖이 나옴에도, 주인공들과 학교는 겉도는 느낌인 건 아쉽다. 심각하란 게 아니라, 왜 이들이 고3으로 설정됐는지 잘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코믹영화' 앞에 `청춘'이란 말까지 붙이기엔 차별성이 좀 떨어진다는 말도 된다. 10일 개봉. 김영희 기자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