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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인디영화는 살아있다
2002-05-20

로버트 드 니로가 이끄는 제1회 트라이베카영화제 성황리에 폐막제1회 트라이베카영화제(5월8∼12일)가 ‘뉴욕의, 뉴욕을 위한 영화제’라는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5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이미 수많은 영화제들로 포화상태인 뉴욕에 또 하나의 영화제 탄생이 새로울 이유가 있다면, 바로 무역센터 테러사건이 직접적인 탄생 계기라는 점과 영화제를 이끄는 ‘이름들’ 때문이다. 선댄스영화제에 로버트 레드퍼드가 있다면, 트라이베카영화제에는 로버트 드 니로가 있다. 차이나타운을 가르는 캐널 스트리트 아래의 삼각형 지역을 뜻하는 ‘트라이베카’(TriBeCa)는 로버트 드 니로의 ‘트라이베카 필름센터’와 그의 식당들이 있는 본거지이자 소호에서 밀려난 예술가 및 인디영화사들, 월스트리트의 여피족들이 주거주자인 고급 식당가였다. 무역센터의 잿더미가 바로 보이는 인접지역이라 테러사건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기도 하다.로버트 드 니로와 ‘트라이베카 프로덕션’의 파트너, 제인 로젠달이 지난해 말 침체된 트라이베카를 부활시키고 영화제작 중심지, 뉴욕의 명성을 되살리고자 영화제 개최를 제안했을 때, 당시 미국을 휩쓴 애국 열풍과 뉴욕 살리기 운동은 즉각 이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줬다. 결과적으로 트라이베카영화제는 뉴요커뿐만 아니라 미국 각계 각층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4개월이라는 단기간에 다분히 ‘치유적인’ 의미를 지닌 행사로 탄생했다. `축제’에 방점이 놓인 영화제답게 영화제의 프로그램은 백화점식 볼거리로 가득하지만, 신생 영화제로서의 독특한 개성을 찾기는 다소 힘들다. 한국 영화 <친구>가 초대된 인터내셔널 필름 쇼케이스는 영화선정 기준이 모호한 반면, 데뷔 감독들만이 참가할 수 있었던 독립영화 경쟁 부문은 뉴욕 인디영화의 전통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트라이베카 내러티브영화상에 딜란 키드의 <로저 다저>와 에릭 이슨의 <매니토>, 다큐멘터리영화상에 대니얼 융에의 <추장들>을 포함해 총 6개의 상이 수여되었다. 한편 마틴 스코시즈는 ‘클래식 복원 필름 시리즈’와 함께 ‘베스트 뉴욕 필름 시리즈’를 직접 기획하기도.그러나 영화제 기간 동안 4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트라이베카로 몰려든 데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스타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셔릴 크로 등이 참여한 MTV 무료 콘서트, 어린이를 위한 거리축제 등 다양한 ‘이벤트성’ 행사들이 톡톡히 한몫했다. <어바웃 어 보이> <인섬니아> <스타워즈2> 등 화제작들이 대거 프리미어 시사되면서 몰려든 일급 스타들뿐 아니라 넬슨 만델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도 영화제를 빛낸 얼굴들. 뭐니뭐니해도 이번 영화제의 미덕은 테러 사건의 악몽이 깃든 맨해튼 남쪽으로 뉴요커들의 발길을 향하게 했다는 데 있을 듯싶다.뉴욕=옥혜령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