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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리포트]박스오피스 1위 오른 <어바웃 어 보이>, 휴 그랜트 호연 돋보여
2002-05-20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할리우드영화들의 공세에도 끄떡없이 1위를 지키던 영국영화인 <베컴처럼 굽혀봐>가 또 다른 영국영화 <어바웃 어 보이>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났다. 개봉 첫주 바로 1위로 올라선 이 영국영화는 빅 스타인 휴 그랜트가 출연한 로맨틱코미디영화로, <노팅 힐>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제작한 바 있는 워킹 타이틀즈가 제작했고, <아메리칸 파이>의 창안자인 크리스와 폴 웨이츠 형제가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주인공 윌(휴 그랜트)은 30대 후반의 싱글. 아버지가 작곡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크게 성공하면서, 뚜렷한 직업없이 그 로열티로 먹고살면서 여자들을 사귀는 것이 주된 그의 일과다. 그러다가 독신모들을 꾀어볼까 하고 가게 된 독신부모 모임에서 그는 세명의 독신모에게 끌린다. 그중 한명의 아들인 12살짜리 마커스와 친해지면서 그는 아이를 돌보고 여자들과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을 배워간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윌은 30대지만, 정서적·사회적으로는 마커스처럼 사춘기의 소년일 뿐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영화는 좀더 깊게는 어떻게 소년은 어른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도 보여진다.휴 그랜트의 연기는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볍게 흩날리는 약간 긴 머리에서 짧은 머리로 헤어스타일을 바꾼 그는, 이 영화에서 예전의 코믹하기만 한 연기보다는 주인공의 공허한 내면을 표현하는 다소 심각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이번 영화로 그 자신도 배우로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 그랜트는, 이 영화로 미스터 빈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한 리처드 커티스가 각본을 써서 성공한 세편의 영국영화 <네번의 장례식과 한번의 결혼식> <노팅 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모두 출연한 데 이어, 또 한번의 1990년대 런던 배경의 성공한 코미디영화에 출연한 셈이 됐다.한편 닉 혼비의 1998년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피버 피치>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 이어 닉 혼비의 소설을 영화화해 성공한 세 번째 작품인 셈이다. 닉 혼비는 현재 영국의 가장 인기있는 소설가로, 그의 소설 주인공들은 대개 30대의 싱글인 남자들. 이들 남자주인공들은 음악(<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축구(<피버 피치>) 등에 집착하면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고, 여자와 사귀는 것은 즐기지만 결혼을 하거나 가족을 꾸려 한 여자에게 정착하는 것은 두려워하는 공통된 유형을 보여준다.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맡은 배들리 드로운 보이는 2000년 머큐리 프라이즈를 수상한 바 있는 앨범 <The Hour Of Bewilderbeast>로 주목받은 뮤지션. 본명은 ‘Damon Gough’로 맨체스터 출신이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주인공처럼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닉 혼비가 직접 음악을 부탁했다고 전해지는 이 뮤지션은, 부드러운 음색에 상처받은 감정들을 차밍하고 매력적으로 팝 뮤직 속에서 풀어내는 장점을 갖고 있어, <어바웃 어 보이>의 음악을 하기에는 적격이었다는 평이다.런던=이지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