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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작 <워터보이즈>
2002-05-22

수영부는 우리가 구한다

지구를 구하는 소명이 수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핑계이듯, 폐쇄 위기에 처한 서클을 살려내는 사명은 많은 일본만화에 떨어진 특명이다. <비밀의 화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로 알려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보이즈>는 한 남자고등학교 수영부의 허우적대는 운명에 구명대를 던진다. 해체 위협에 직면한 수영부는 미모의 코치를 새로 맞아 들뜨지만 그녀가 수중발레 전공자인데다가 유부녀라는 비보(?)는 그나마 몰려든 학생들을 쫓아버리고 우물쭈물 남아 수중발레팀을 결성한 다섯 소년은 엉망진창인 기량에 코치의 임신까지 겹쳐 울상이 된다. 이들의 구세주는 동네 수족관의 돌고래 조련사. 기상천외한 훈련 풍경이 매스컴을 타면서 ‘워터보이즈’는 난생 처음 친구들의 존경과 관심을 모으고 선수도 28명으로 늘어나지만 대망의 쇼타임인 축제 하루 전날 발생한 화재는 학교 수영장 물을 동나게 한다. 과연 이들은 풀장 맨바닥에 헤딩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부심으로 빛나는 스펙터클을 보란 듯이 연출할 것인가.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한 고교 수영부의 실제 사연에 착안한 <워터보이즈>는 수영실력과 미모, 장기를 고루 점검하는 오디션으로 ‘선수’들을 선발했다고. 꽃미남과 개성파를 망라한 ‘워터보이즈’가 아이돌 보이 그룹과 같은 매력을 자랑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풀 몬티>의 하이틴 수중 버전”이라는 외지의 평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탁월한 익살 타이밍과 선량한 부적응자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을 상기하면 허풍으로 들리지 않는다. 김혜리 verme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