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씨네스코프
결혼 1주년, 공포의 쾌감
2001-03-23

<세이예스> 촬영현장

“저 좀 이상하죠? 무섭지 않아요?” 양수리 세트장에 들이닥친 기자들에게 박중훈이 내뱉은 첫마디다. 아니나 다를까 예전의 박중훈과는 다른

섬뜩한 모습이다.“제 눈 좀 봐주세요. 무섭죠? 이거 콘택트렌즈를 끼어서 그래요.” 그러나 그가 싱글거리기 시작하자 섬뜩함은 금세 사라져버린다.

언제나처럼 ‘웃기는’ 박중훈 바로 그 모습이다. 잠시 뒤, 촬영이 시작되자 그는 다시 보기에도 잔혹한 킬러 M의 모습으로 언제 웃겼냐는

듯 변신했다.

영화 <세이예스>는 결혼 1주년 기념여행을 떠난 부부 정현과 윤희가 뜻하지 않게 만난 킬러 M으로 인해 겪는 고통을 다룬 스릴러. 이날

촬영은 킬러 M이 병실에 입원한 정현(김주혁) 앞에 나타나 부인 윤희(추상미)를 죽이라고 다그치는 대목이다. 목발로 내리치고 손가락을 꺾는

등 잔혹한 장면의 연속이다. 정현 역을 맡은 김주혁 때문에 몇 차례 NG가 나자, 박중훈이 김주혁을 조용히 데리고 나간다. “주혁아, 이렇게

한번 해봐.” 복도 한편에서 즉흥 연기지도를 하는 박중훈은 친형 그 이상이다. 박중훈은 다음 작품인 할리우드영화 <찰리의 진실>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연일 강행군을 한 탓에 다소 피곤한 듯 보였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온종일 린치당하는 장면을 촬영하느라 녹초가 된

김주혁은 탤런트 김무생의 아들. 이번 작품이 영화 데뷔작이다. 연출을 맡은 스릴러의 ‘대가’ 김성홍 감독은 <세이예스>를 “정통 스릴러물에서

벗어난 퓨전화한 스릴러영화”라고 부른다. “쾌감있는 공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90% 이상 촬영을 마친 상태. 6월 초 개봉예정이다.

사진·글 정진환 기자 jungjh@hani.co.kr

▶정현이 M에게

린치를 당하고 쓰러진다. 감독은 이 장면이 끝나자 현장 공개를 거부했다. “다음 장면은 공개하기가 곤란하네요…. 알면 재미없잖아요?”

▶“이 정도

고개를 들면 되나요? 이거 눈동자가 잘 나와야 하는데….” 박중훈은 사진 촬영중에도 눈을 강조해 주위 사람들의 폭소를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