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오아시스> 현지 반응과 외지에 실린 비평모음(1)
2002-09-19

˝이번 영화제 베스트 중 하나˝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연기상, 비공식 상인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과 세계 가톨릭 언론 연맹상까지 품에 안은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는, 장르 연구와 숙련된 스타일을 재확인시키는 수작들 틈에 마음을 흔드는 에너지를 지닌 작품이 희귀했던 올해 베니스영화제 후반의 샘물이었다. 영화제 막바지인 9월6일, 팔라 갈릴레오 극장에서 베네치아59 경쟁작 중 끝에서 두 번째로 공개된 <오아시스>의 언론 시사회 첫 40분은 출감 뒤의 '두부 먹기' 관습 등 한국적 정황을 온전히 이해 못하는 외국 관객에게 부담스러운 듯했다. 그러나 홍종두와 한공주의 만남 이후로는 자연스러운 몰입의 공기가 형성됐고, 종두가 어머니 생일잔치의 가족사진에 공주가 들어가야 한다고 고집하는 장면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기자 시사 뒤 엑첼시오르 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에 참석한 영화제 관계자와 현지 언론인들은,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게로>의 파비오 페르제티 기자처럼 "강한 스토리에 맞지 않는 약한 형식"이라는 불만을 표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번 영화제 베스트 중 하나"라는 점에 대체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오아시스>에 대한 영화 전문기자들의 긍정적 반응은 이튿날 공식기자회견에 나타났다. 기타노 다케시 같은 스타 감독을 제외하면 한산했던 여느 아시아영화의 회견장과 달리 <오아시스> 공동 인터뷰에는 많은 해외 언론인들이 자리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와 비범한 러브 스토리를 종합한 이창동 감독의 문제의식과 문소리의 장애인 연기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창동 감독은 한국영화에 반항아 캐릭터가 유난히 많은 까닭을 묻는 질문에 "한국사회가 점차 서구화하면서 사회화 요구에 부응 못하는 부적응자가 많아졌다. 어느 사회이건 예컨대 예수 그리스도처럼 태어나면서부터 위험시되는 인간이 있게 마련이고 한국에서는 그런 이들을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고 태어난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답했고 "20분쯤 짧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비판적 질문에 대해서는 "도입부가 불편하리라고 충분히 예상하고 만들었다. 그러나 관객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잘 받아들여줬다. 오히려 그런 불쾌함이 너무 쉽게 사라진 점이 다소 유감이다"라고 여유있게 받아넘기기도 했다. "과거 한국영화는 이곳 베니스에서 가능한 모든 스캔들을 다 일으켰다. 그러나 <오아시스>는 다르다"라는 <라 레푸블리카>의 기사에서 알 수 있듯, 무엇보다 <오아시스>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 김기덕 감독의 <섬> <수취인불명>을 통해 '그로테스크함과 극단적 섹스'로 단순화되어 있는- 아직도 베니스영화제 기자들은 도발적인 표현의 영화만 나오면 "<섬> 같은" "<섬>보다 더한"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베니스의 한국영화상에 또 다른 색깔을 더했다. 이탈리아 두 주요 일간지와 업계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이 게재한 <오아시스> 리뷰 일부를 아래에 옮겨 싣는다.베니스=김혜리 vermeer@hani.co.kr / 취재지원 윤성봉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