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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3)
2002-11-14

메이킹 다큐

서플먼트의 매력 2 <대부> 박스세트와 메이킹 다큐멘터리 : 풋내기 감독은 어떻게 거장이 되었나

“그때 전 신인감독이었고 살아남는 게 목표였습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대부>(파라마운트 출시) 촬영 당시를 회고하는 말이다. 실제로 <대부> 촬영현장에는 언제든 감독을 해고할 수 있게 예비감독이 상주하고 있었고, 러시를 보고 폭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제작자 로버트 에반스는 폭력장면만은 전문감독에게 맡기자고 주장했다. 게다가 이건 코폴라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었다. 스튜디오에선 브로드웨이에서 데려온 신인 연기자 알 파치노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마이클 역에 라이언 오닐이나 로버트 레드퍼드가 좋겠다는 은근한 압력을 넣었다. 말론 브랜도에 대한 반감도 대단했다. 제임스 칸은 영화사에서 코폴라에게 “또 그 사람 얘기 꺼내면 당신 끝이야”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한다. 1972년 <대부> 탄생의 비화는 영화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

<대부> 1,2,3편을 묶은 박스세트에 들어 있는 <대부 스페셜 피처>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A Look Inside>라는 제목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다. 여기엔 로버트 드 니로와 마틴 신이 제임스 칸이 맡았던 소니 역의 오디션을 받은 필름이 들어 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오디션에서도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였지만 영화사에서 흥행성이 없다고 판단, 배역을 맡지 못했다. 만약 로버트 드 니로가 소니로 출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제임스 칸 못지않게 다혈질적인 면을 잘 표현했겠지만 그렇다면 <대부2>에서 말론 브랜도의 젊은 시절을 누가 연기했을지는 상상이 잘 안 된다. 아마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부자관계로 얽히는 것이 이 영화가 타고난 운명이었으리라. 이 다큐멘터리에는 <대부3>의 촬영장 장면이 꽤 들어 있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려는 늙은 마이클의 번뇌를 표현하는 대목에서 코폴라는 알 파치노에게 여러 가지 주문을 한다. 스스로 마이클이 된 듯 대사를 되뇌이는 코폴라의 모습은, 결과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그가 3편을 만들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대부 스페셜 피처> 중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코폴라의 노트북>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다. 여기서 코폴라는 <대부>를 준비할 때 썼던 초벌대본을 보여준다. 원작소설을 낱장으로 분해해 두꺼운 파일에 옮겨놓은 초벌대본은 그가 <대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코폴라는 소설에서 중요한 문장에 밑줄을 긋고 메모를 달면서 문자가 영상으로 옮겨질 때 있을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해놓았다. 예를 들면 마이클이 이탈리아 식당에서 클레멘자를 살해하는 장면은 마이클의 성격규정을 핵심이라고 봤으며, ‘서두르면 망친다’는 경구를 보태넣었다. 코폴라가 “수십번 거듭 검토한 상세한 지도”라고 부른 이 초벌대본은 풋내기 감독을 단숨에 위대한 감독의 반열에 올라서게 만든 ‘무공비급’인 셈이다.남동철 namdong@hani.co.kr

추천작 베스트 3

▣ <무사>_ CJ엔터테인먼트

<무사>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촬영현장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는 경우가 별로 없는 외화 DVD 타이틀에 비해 단연 돋보인다. <무사>의 제작진이 지나간 여정을 쫓는 <메이킹 오브 무사>는 촬영현장의 흥분과 설렘, 육체적 고통과 피로, 한계상황과 싸우는 투지, 믿음과 동료애 등을 담고 있다. 메이킹 다큐멘터리를 보고나서 영화를 다시 보면 또 다른 감흥이 일지도 모른다. 각종 특수효과가 어떻게 연출됐는지 설명해주는 프로듀서가 만든 다큐멘터리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만하다.

▣ <새>_ 세일

다큐멘터리 <새의 모든 것>은 <새>의 주연배우 티피 헤드런, 로드 테일러를 비롯 프로덕션디자이너 로버트 보일, 시나리오 작가 헤반 헌터 등 제작진이 촬영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특히 모델로 활동하다 히치콕에게 발탁된 티피 헤드런의 증언은 흥미롭다. 히치콕이 티피 헤드런에게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새 모양의 브로치를 선물했다는 일화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히치콕의 또 다른 면을 엿보게 한다. 스크린 프로세스 등 당시 특수효과에 관한 상세한 설명도 들어 있다.

▣ <헤드윅>_ 엔터원

<헤드윅> 탄생의 뒷이야기는 영화만큼 극적이다. 다큐멘터리 <좋거나 싫거나 헤드윅의 모든 것>은 감독 존 카메론 미첼과 작곡가 스티븐 트래스크의 만남부터 영화 <헤드윅>이 성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당사자의 육성으로 들려준다. 비행기에서 파스빈더의 자서전을 읽고 있던 트래스크에게 존 카메론 미첼이 말을 걸면서 시작된 인연은 ‘21세기형 <록키 호러 픽쳐쇼>의 탄생’까지 이어진다. 94년 뉴욕 스퀴즈박스에서 이뤄진 헤드윅과 앵그리인치의 첫 공연장면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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