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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서플먼트의 은밀한 매력(1)
2002-11-14

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DVD에서 배웠다

90년대 초 쿠엔틴 타란티노의 등장은 새로운 영화광 시대를 여는 서막이었다. 비디오가 영화학교를 대체한 타란티노의 경험은 수많은 젊은 감독지망생에게 용기를 갖게 했다. 그들은 리와인드 버튼을 누르고 조그셔틀을 돌려가며 하나의 영화에 들어 있는 수십 가지 비밀을 캐고자 밤을 새웠다. 그같은 일이 DVD의 보급과 더불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혹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엄청난 혁명이 진행 중인 것은 아닌가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조만간 “영화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은 DVD에서 배웠다”고 말하는 감독이 등장하리라는 사실이다. 비디오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DVD는 어떤 영화학교도 가르칠 수 없는 내용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아마 처음 DVD를 개발한 사람들은 DVD가 영화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리라 예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DVD는 무엇보다 화질과 음질의 혁신을 위한 것이었지만 판매촉진을 위한 서플먼트가 다양해지면서 영화제작의 모든 것을 담기 시작했다. 제작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감독과 제작진의 장면해설, 헌팅과 세트디자인 과정, 특수효과의 비법, 배우 인터뷰, 삭제된 장면, 스토리보드, 시나리오 등등. 그것은 영화를 보고나면 늘 궁금증을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하던 관객에게 축복 같은 일이다.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이제 더이상 영화인만 출입가능한 성역의 비밀이 아니다. 물론 일부에선 이런 현상이 ‘영화의 죽음’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영화를 보고 궁금할 것이 하나도 없다면 그때 영화는 무슨 매력을 갖는가라는 물음이다. 실제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그래서 DVD에 챕터 구분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서플먼트 작업에도 참가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세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DVD 판매수익이 이미 극장수익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인데다 국내 DVD 시장도 눈에 띄게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서플먼트가 본편을 능가하는 경우도 많다. 영화 자체로는 볼 만하지 않지만 서플먼트가 흥미롭다면 팔린다. 대체 서플먼트가 무엇이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여기 소개된 추천작들은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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