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앤 프린세스

Princes et Princesses 2000년, 감독 미셸 오슬로 KBS2 2월2일(일) 오전 7시30분

실루엣애니메이션이라는 용어는 낯설다. 1920년대 독일에선 로테 라이니거(Lotte Reiniger)라는 애니메이터가 선풍적인 화제를 일으켰다. 동양적인 선과 그림자의 배합을 애니메이션에 응용한 로테 라이니거는 <아흐메드 왕자의 모험>이나 <닥터 두리틀> 등을 만들었다. 그림자만으로 만들어진 흑백의 이미지에서 전설과 동화의 세계를 창조해낸 것이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 역시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다. 디지털 시대, 컴퓨터로 창조해낸 영상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진부한 것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심각하게 시대착오적이라는 인상은 전혀 없다. 그것은 <프린스 앤 프린세스>가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일 터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여섯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어느 왕자에 관한 것이다. 진정으로 공주를 구하려는 의지를 지닌 왕자는 개미들의 도움을 얻어 목걸이를 되찾는다. 다음 에피소드는 이집트 여왕과 어느 소년에 관한 것. 겨울에 무화과를 구한 소년은 여왕에게 바치고, 여왕은 맛을 보고 “음~!”이라며 감탄사를 금치 못한다. 그런데 어느 신하가 소년의 재물운을 질투하면서 갈등이 비롯된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마녀, 그리고 그녀의 성을 다룬다. 대포의 공격에 굴하지 않던 그녀의 성은 한 청년에게 출입을 허락한다. 청년은 무기에 의존하지 않고, 겸허함의 자세로 마녀를 사로잡는다. 이 밖에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어느 할머니, 고독한 여왕 등을 등장시킨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둔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거나 심각한 기운을 품고 있지 않다. 순수한 의지의 승리, 남녀의 로맨틱한 관계에 관한 스케치를 그려내는 정도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를 연출한 인물은 미셸 오슬로. 전작 <키리쿠와 마녀>(1998)가 그렇듯 미셸 오슬로의 작품은 전형적인 동화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의 작품세계의 특징은 평이한 내용과는 어긋나 보이는 다채로운 표현방식에 있다. <키리쿠와 마녀>가 부드러운 톤의 원색 계열을 강조했다면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색채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깊은 명암을 통해 독보적인 디자인의 세계를 펼쳐보인다. 특히 일본의 전통회화로부터 이미지를 빌려오는 실험은 눈여겨볼 만하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가 흥미로운 것은, 작품이 초기 무성영화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내레이터의 목소리는 관객에게 직접 작품 내용을 해설하며 때로 그것은 단순한 내레이션의 기능을 뛰어넘어, 소리와 상상력만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는 쇼를 벌인다. 다시 말해서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실루엣애니메이션은 영화가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무렵, 변사와 영화가 행복한 결합을 했던 시간에 대한 기묘한 향수감을 불러일으킨다.

피스메이커

The Peacemaker 1998년, 감독 미미 레더 출연 조지 클루니 MBC 1월31일(금) 낮 12시50분

러시아 시골에서 기차 충돌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고는 핵폭발이라는 사건으로 확대되어 세계를 놀라게 한다. 백악관에선 사건 조사를 위해 줄리아 박사와 토마스 대령을 파견한다. 조지 클루니와 니콜 키드먼 출연. <딥 임팩트>를 만든 여성 감독 미미 레더 연출작이다.

닥터K

1998년, 감독 곽경택 출연 차인표 MBC 2월1일(토) 밤 12시5분

강지민은 회생불가능한 아이들의 목숨을 건져낸 유능한 의사다. 그의 비밀스런 사생활에 대해 소문이 그치질 않는다.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새연은 강지민을 사랑하게 되고 마취과의 표지수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작. 차인표, 김혜수 출연.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The Replacement Killers 1998년, 감독 안톤 후쿠아 출연 주윤발 MBC 2월2일(일) 밤 11시50분

존 리는 어머니와 동생을 미국으로 이주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한다. LA 경찰에게 아들을 잃은 어느 조직 보스가 복수를 위해 존 리에게 청부살인을 명한다.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본 존 리는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영웅본색>의 오우삼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트와이라잇

Twilight 1998년 감독 로버트 벤튼 출연 폴 뉴먼 MBC 2월 9일(일) 12시 25분

<노스바스의 추억>의 로버트 벤튼 감독작. 폴 뉴먼과 진 해크먼이 출연한다. 과거 스타였던 잭은 전직 경찰인 해리에게 자신의 뒷일을 부탁한다. 해리는 간단한 심부름을 하는 것으로 알지만 예상외로 총격을 당하고 놀란다. 그리고 사건은 더욱 확대되어 해리는 살인용의자로 체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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