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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만끽할 DVD,만화,TV 가이드 [3]
2003-01-30

설특식 DVD

붉은 방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트윈 픽스 시즌1 Twin Peaks: The 1st Season - Speacial Edition Box Set(1990)감독 데이비드 린치 | 출연 카일 맥라클란| 상영시간 428분 | 화면포맷 풀스크린 1.33:1 | 오디오 영어 돌비 디지털 5.1 | 자막 영어, 한국어, 중국어 | 지역코드 3 | 출시사 파라마운트

한밤의 악몽, 데이비드 린치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미스터리, 마을 사람 전체가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전대미문의 드라마. 1990년 데이비드 린치와 마크 프로스트에 의해 탄생한 <트윈 픽스>는 로맨스물 일색을 미니시리즈를 심야상영관의 단골 메뉴 같은 미스터리물로 대체시켰으며 같은 시리즈 탄생에 영향을 끼친 미니시리즈였다. 총29화 중 1화부터 7화까지 수록한 이 첫 번째 시리즈에서 특히 눈여겨볼 것은 1시간30분가량의 파일롯 프로그램이다. 국내 DVD에만 수록된 이 에피소드는 시리즈 시작 전 시험삼아 방영됐던 것으로 전체의 프롤로그에 해당한다. 과거 TV에서 1화 앞에 뜬금없이 등장하던 ‘지난 줄거리…’ 운운에 어리둥절했을 관객에겐 궁금증을 풀 절호의 기회인 셈. 로라 팔머의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도나와 제임스, 바비와 리오, 보안관, 노마, 제재소의 미망인 등 주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이 에피소드 한편만으로도 이미 비밀스런 냄새로 가득한 트윈 픽스의 구도는 다 갖춰진 느낌이다. 그리고 린치 자신이 감독한 드문 에피소드기도 하다. 이 DVD에서만 가능한 또 하나의 특별한 경험, 바로 그 난쟁이 남자가 등장해 문제의 ‘붉은 방’에서 이야기하는 법을 전수하는 비디오 강의(?)다(그런데, 이 서플먼트들은 진지하게 보고 있다간 어딘가 이상해지는 느낌이 든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생겼어요

YMCA야구단 디렉터스 컷(2002)

감독 김현석 | 출연 송강호, 김혜수 | 상영시간 108분 |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2.35:1 | 오디오 한국어 DTS, 돌비 디지털 5.1, 돌비 디지털 2.0 | 자막 한국어, 영어 | 지역코드 3 | 출시사 스타맥스

2002년 대한민국은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지만 1905년 황성은 야구로 들썩거렸단다. 대한민국 최초의 야구단을 소재로 한 가상역사스포츠드라마(?) <YMCA야구단>이 DVD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부족한 전력도 보강하고 마음가짐도 다지는 것이 연장전에 돌입하는 선수들의 자세일지니 이 DVD 역시 막강 DTS 오디오와 튼실한 서플먼트라는 구원군에 ‘디렉터스 컷’이라는 새로운 전술을 보강했다. 극장판에서는 못다 했던 이야기, 미처 볼 수 없었던 장면들, 즉 영화의 시작전 주인공 호창의 손자가 등장해 조선 최고의 강타자였던 할아버지의 사진을 보는 프롤로그와 다시 손자가 경기장에서 호창과 ‘YMCA’ 야구단을 만나는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을 첨가한 것이다. 이로써 오래된 기록영화의 이미지로 시작되는 극장판과 달리 디렉터스 컷은 영화 자체가 액자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마무리로는 밑그림에 해당하는 스토리보드집도 제공한다. 잘 빠진 할리우드 타이틀들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한국영화 타이틀도 요즘 이렇듯 DVD의 장점을 잘 살린 타이틀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극장판에서 약 15분이 추가된 137분으로 출시된 <엽기적인 그녀> 디렉터스 컷이나 <친구 UE> 등처럼 말이다. 나날이 향상되고 있는 한국영화 DVD, <YMCA야구단>식으로 말하자면 ‘잘하세!’.

복수씨와 함께하는 1226분

네 멋대로 해라 Ruler of Your Own World Director’s Cut(2002)감독 박성수 | 출연 양동근, 이나영, 공효진 | 상영시간 1226분 | 화면포맷 풀스크린 1.33:1 | 오디오 돌비 디지털 2.0 | 지역코드 3 | 출시사 비트윈

<프렌즈>나 <X파일> <소프라노스> 같은 DVD의 공통점은 물론 두말 할 필요없이 인기 TV시리즈라는 점일 것이다. 제목 때문에 간혹 고다르의 그 영화로 착각해 깜짝 놀라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네 멋대로 해라> 역시 TV드라마를 DVD로 출시한 것이다. ‘네 멋 정류장’처럼 드라마의 배경이 됐던 장소까지 흔적을 남기고 자칭 ‘네 멋 마니아’라 일컫는 컬트 팬들을 양산하며 조용한 신드롬을 만들었던 이 드라마를 DVD로 다시 만나는 감흥은 어떨까 팬들의 사랑을 자양분 삼아 한회 한회 감동을 쌓았던 드라마답게 DVD 역시 TV 방영분과는 조금 다른 디렉터스 컷이다. 모두 8장의 디스크에 20화의 드라마를 모두 수록했으며 50분 남짓의 방송시간에 맞춰야 했던 TV드라마의 틀을 벗어나 각화마다 조금씩 상영시간을 늘려 새롭게 편집했다. 때문인지 각화마다 인물들의 심리나 감정선이 더욱 부드럽고 풍부해진 듯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217곳을 수정했으며 164분과 16개의 삭제신이 추가됐다고 한다. 시리즈의 특성상 가격이 좀 부담스럽지만 팬들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타이틀이리라. 그런데, 혹 이 DVD 이후 새로운 장면들이 어디어딘지 찾아내는 것이 ‘네 멋 마니아’의 내공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닐까

영화 보려면 머리 좀 써야 할 걸

메멘토 Memento - Limited Edition(2000)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가이 피어스, 캐리 앤 모스| 상영시간 113분 | 화면포맷 와이드스크린 아나모픽 2.35:1 | 오디오 영어 DTS 5.1, 영어 돌비 디지털 5.1, 영어 돌비 디지털 2.0 | 자막 영어, 스페인어 | 지역코드 1 | 출시사 콜롬비아

이 DVD 참으로 기이하다. 1지역에서 한정판으로 발매된 <메멘토> DVD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좀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복잡다난하다. 파일을 연상시키는 케이스에 포스트잍 등 영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겉모습이 흥미를 자극하지만 디스크를 플레이시키면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심리 테스트가 시작된다. 문제는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영화나 서플먼트 같은 원하는 항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골치 아픈 DVD에 주목하는 것은 오직 여기서만 그 유명한 역순 버전의 <메멘토>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하지만 길은 있다. 두 번째 디스크를 플레이시키면 수십개의 사물들이 화면에 제시된다. 다음으로 수많은 그림 중 앞에서 못 본 그림을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시간에 관한 영화이니 ‘시계’를 골라보자. 이후 계속 질문에 응하다보면 타이어를 가는 여성을 담은 네 컷의 그림이 나오고 시간대로 나열하라는 지문이 뜬다. 이때, 거꾸로 나열하면 ‘빙고’, 바로 역순으로 영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곳곳에 다양한 트릭을 숨겨놓고 있으며 도달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혹 영화 한편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과하다 할지도 모르지만 영화에 가장 걸맞은 이 도전에 과감히 응해봄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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