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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진기록 대행진 [9]
문석 2003-02-06

˝늬들이 한국 영화사를 알아?˝

가장 비싼 의상 김지미의 기모노

<요화 배정자>(1966)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로 한국인이지만, 한일합병조약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배정자 역할을 위해 김지미가 사들인 기모노는 무려 80만원 상당. 당시 샐러리맨들의 월급이 8천∼1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고가품이다. 여배우들의 편당 평균 개런티 20만원, 30만원 안팎을 챙겨 받던 A급 배우 김지미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 <요화 배정자>의 개런티 50만원(이 작품 이후로 김지미는 편당 40만원 이하에 좀처럼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다 더 큰 금액이다보니 배보다 더 큰 배꼽을 메우기란 만만치 않았을 터이다. 재력으로만 손에 넣을 수 없는 명품이라, 항간에는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이후락의 도움이 컸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한편 이해윤씨는 <사의 찬미>(1991) 당시 장미희가 입었던 의상이 가장 비싼 의상이라고 증언한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당시 전체 배우 의상비가 대략 2~3천만원 선이었는데, 장미희가 입은 옷 한벌이 이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그보다 1년 전인 1965년, <마담 X>의 콘스탄스 베넷은 스크린에서 가장 비싼 의상을 걸친 바 있다. 그녀의 몸을 휘감은 검은 담비 털코트는 당시 5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

가장 오랫동안, 많은 영화의상을 제작한 의상 담당 이해윤. <단종애사>(1956) 이후 현재 제작 중인 <청풍명월>까지 400편 넘는 영화에서 의상을 제작하고 있다. 그녀가 현재까지 제작한 의상 수는 ‘최소한’ 5천벌 정도. 이중 3천벌은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 보관 중이다.

가장 많은 의상이 등장하는 영화 <성웅 이순신>

<성웅 이순신>(1962)으로 1천벌 정도를 새로 제작해야 했다. 해외에선 32,000벌의 의상이 등장하는 <쿼바디스>(1951).

한 영화에서 가장 많이 옷을 갈아입은 배우 <결혼교실>

정종화씨에 따르면 <결혼교실>(1970)에 출연한 남정임, 문희, 윤정희였다. 이 영화는 당대 트로이카 여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제작 전부터 세 배우의 신경전이 대단했다고 한다. 제작사는 애초부터 각자의 배역이 두드러진 3개의 시나리오를 여배우에게 돌려 어렵사리 오케이를 받아냈다. 촬영에 들어가서도 경쟁은 계속됐는데, 서로 지지 않으려고 옷을 갈아입는 통에 거의 장면이 바뀔 때마다 의상이 바뀌었다고 정씨는 기억한다. 한편 이 영화가 개봉한 국도극장에서는 간판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각 배우쪽에서 서로 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세워달라는 요구를 한 탓에 간판 미술가들을 난처하게 했다. 결국 간판 위 이름은 가나다 원칙을 따랐다.

85시간짜리 영화 <불면증을 위한 치료법>(1987)에서 201번이나 옷을 갈아입는 리 그로번. 극장 개봉작 중에서는 <에비타>의 마돈나가 85벌의 의상, 39개의 모자, 45켤레의 신발 등 화려한 패션쇼를 선보였다.

현역 최고령, 최장수 스탭 정성일 촬영감독

1929년생으로 2002년 <취화선>을 촬영한 정일성 촬영감독. 그는 데뷔작 <가거라 슬픔이여>(1957) 이후 45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제작기간이 가장 긴 영화 <정복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일 것 같지만 권영순 감독의 <정복자>(1963)다. 이 영화는 1961년 크랭크인해 1963년에야 크랭크업했는데, 돌발사태가 발생했기 때문. 촬영도중 주연인 문정숙이 말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6개월 동안 입원했고, 그뒤로 2개월간 요양을 해야 했고, 이로 인해 이 대작은 뒤늦게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2001년 1월 말 크랭크인해 2002년 9월11일 개봉했다. 1년8개월 걸린 셈. 본격적인 프리 프로덕션 과정까지 집어넣으면 2년이 훌쩍 넘는다. 무려 28년에 걸쳐 완성한, 캐나다 출신 영국 애니메이터 리처드 윌리엄스의 <아라비안 나이트>(1995). 상당 시간은 1000만 달러를 벌어 준 <제시카와 로저 래빗>(1989), 핑크 팬더 영화 2편의 애니메이션 타이틀 작업 등 총 2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모으느라 흘러 갔다.

촬영기간이 가장 긴 영화

<화산고>(2001). 2000년 8월 촬영을 시작해 2002년 7월에 크랭크업했다. 장혁을 비롯한 배우들과 스탭들은 무려 11개월 동안 어둠 속에서 와이어 액션을 갈고 닦았다. 557일간 찍었던 에드거 라이츠의 <제2의 고향>(1992). 할리우드 영화로는 모터 보트와 제트 스키, 175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신 하나만 한 달을 찍었다는 <워터월드>의 220일이 최장기록.

후반작업 기간이 가장 긴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2001년 10월31일 크랭크업한 뒤 2002년 9월11일 개봉할 때까지 10개월 이상 작업했다. 컴퓨터그래픽에서 한계에 부딪힌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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