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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인감독 출사표 - <귀곡산장>의 이우현 [5]

저예산 아이디어는 나의 힘! | 출사표5 - <귀곡산장>의 이우현 감독

이러다 감독됐지요

성균관대 4학년 졸업생은 마지막 겨울방학을 맞았다. 무늬만 조경학과였던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진로도 큰 굴곡은 없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여전히 조경에는 관심이 있었으니까. 그때까지만 해도 “영화를 좋아하는 보통 관객” 정도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전환은 선배의 소개로 찾아간 직장 면접 이후에 찾아왔다. 면접을 마치고, “이 길을 계속 갈 것인가” 고민하던 중에, 신문에 난 “대문짝같이 큰 영상원 시험 공고”를 봤다. 게다가 “수능시험도 보지 않았다!”. 합격을 했고,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우현 감독은 영상원에서도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기 감독’이었다. 그는 2학년 때 만들었던 16mm <장남이라서>를 아이디어 하나의 힘을 통해 무성영화로 선보였다. 3학년 때의 작품 <광대이야기>는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본선에 올랐고,

4학년 졸업작품인 <Saving Mom>은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만들 땐 꼭 군대같이 지겹지만, 완성품을 봤을 때의 그 만족감”(혼자 비디오로 봤을 때)으로 그는 영화를 붙들고 살아간다. “생활 속에 나타나 있는 가치관”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에 대해 가장 빠른 이해를 주는 에피소드 하나. <Saving Mom>은 원래 베타로 촬영했다. 그리고, 영사를 한 뒤, 그 장면을 16mm로 다시 찍은 것이다. 제작비는 150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엄청난 제작비용의 절감. 자체 키네스코핑 시스템의 창조. 이우현 감독을 이해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바로 ‘아이디어와 최소 예산’이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졸업 뒤 이우현 감독은 황인뢰 감독의 <가을로>, 배창호 감독의 신작, 마술피리의 <농활 프로젝트> 등의 연출부를 거치며 1년여를 보냈다. 그러던 중 지금 청년에서 <엄마 죽었어?>를 준비 중인 장명숙 감독에게 전화 한통을 받았다. “코믹호러, 저예산, 한정된 장소만 사용, 사람들이 자살하러 오는 것을 귀신들이 막는다”라는 선조건에 맞춰 시놉시스를 써왔다. ‘사후공인중개사’라는 기이한 직업 설정이 청년필름의 아이템에 맞았고, 감독직을 맡게 됐다. 애초에 <귀곡산장>의 촬영 계획은 “<장화 홍련>의 촬영이 끝나고, 세트를 부수기 전에 게릴라식으로 찍고 나온다”였다.

말 그대로 저예산 B급무비의 기획이었다. 지금은 예산이 맞지 않아 다른 세트를 지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감독으로서의 적임자는 역시 ‘빨리 찍기의 명수’(일명 찍고 빠지기) 이우현 감독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할랍니다

아직도 시나리오는 계속 수정 중이다. “처음 시놉과도 많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컬트적인 느낌이 강했고,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후공인중개사를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하기로 했다.” 사후중개사란 죽었으나 귀신은 아니고, 귀신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인간도 아닌 그 어떤 존재인 셈이다. 지금으로선 이 사후공인중개사의 존재를 쉽게 이해시키고, 몇 가지 모티브들을 제공하고, 공간의 구도를 예상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람과 귀신의 집에 대한 동일한 집착”, “업, 또는 인연”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라고 밝힌 이우현 감독은 어떻게 이것을 “공간 안에서 보여줄 것인지”,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글 정한석 mapping@hani.co.kr 사진 이혜정 socapi@hani.co.kr·일러스트레이션 김성희

<귀곡산장>은 어떤 영화? 1층엔 사람살고, 2층엔 귀신산다?

사후공인중개사 ‘한씨’가 귀곡산장을 관리하게 된다. 사후공인중개사란 인간도 귀신도 아닌 그 무엇. 그의 역할은 귀신들과 인간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조화롭게 한집에 살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 다른 말로 흉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한씨’ 역시 자신의 관할구역 내에 흉가가 없도록 높은 실적을 올려야만 인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휴가를 얻게 된다. 그러나, 집에 대해 욕심을 버리지 않는 귀신 언년이와 삼식이는 그 산장에 사람들이 살지 못하도록 되풀이해 훼방을 놓는다.●●● 제작사 청년 필름 출연 캐스팅 중 크랭크 인 6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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