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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리로디드>에 대한 6가지 힌트 [5]
박은영 2003-02-28

"네오가 어떻게 인류를 구했는지 알게 된다."

<매트릭스> 시리즈 제작자 조엘 실버 인터뷰

조엘 실버는 워쇼스키 형제의 대변인이다. 그는 “영화홍보는 일체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계약 조건으로 내건 ‘수줍은’ 형제들을 대신해 지난 2년간 호주의 촬영장으로, LA의 크고 작은 이벤트로 몰려든 기자들을 상대해오고 있다.

<뉴스위크>가 “간단한 질문 하나에 1840단어로 답하는 수다쟁이”라고 놀리긴 했지만, ‘신비주의’ 마케팅이 일반화된 만큼 말을 좋아하고 많이 하는 이 프로듀서의 존재가 고마운 게 사실이다. 프로듀서로서 조엘 실버는 <코만도> <러쎌웨폰> <다이 하드> 시리즈 등을 제작하며, 할리우드의 액션 장르를 다시 썼고, 아놀드 슈워제네거, 브루스 윌리스, 스티븐 시걸 등을 재발견했다. <매트릭스> 시리즈는 조엘 실버의 뛰어난 안목과 추진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 워쇼스키 형제를 ‘애들’(boys)이라고 부르는 조엘 실버는 그들의 뜻을 도와 두 속편과 단편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의 제작을 관할했다. 지난 2월5일 버뱅크의 한 호텔에 나타난 조엘 실버는 <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새 트레일러 미완성본을 ‘은밀히’ 보여준 뒤 말문을 열었다. “이건 완성된 트레일러가 아닙니다. 침묵하셔야 해요.”

칸영화제에서 두 속편의 월드 프리미어를 한다는 소문이 있다.

아니, 아니다. 그러길 희망하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특히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11월 개봉을 목표로 작업 중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완성본을 내긴 힘들 거다. 게다가 전세계 한날 한시 개봉을 추진 중이다. 단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영화제 시기가 영화 개봉 시기랑 비슷해서 홍보 투어의 일환으로 칸영화제를 찾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은 모르겠다.

속편에 대해선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소문만 무성하다.

인터넷에 가짜 플롯이 떠도는 걸 봤는데, 어떤 건 형편없지만 어떤 건 그럴듯하더라. (웃음) 1편이 매트릭스라는 거대하고 심오한 세계를 구축하고 캐릭터를 창조했다면, 2편과 3편은 네오가 시스템에 맞서 어떻게 인류를 구원하는지를 본격적으로 다뤄 나간다. 어떤가, 네오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나.

스튜디오에서 좀더 쉬운 이야기를 원하지는 않았나.

스튜디오는 관객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할까봐 염려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스튜디오 사람들과 감독들이 만나면 “저 악당은 로봇이지?” “로봇이 아니라 프로그램입니다”라고 묻고 답하는 게 일이었다. 아이콘이나 프로그램 같은 컴퓨터의 개념을 이해한다면,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텐데 말이다. 저널리스트들도,

연로한 이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반응은 나이 때문인 것 같다. 반면 많은 것을 알아차린 이들은 “남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까지 나는 다 이해했다”며 기뻐하곤 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느낌을 ‘내 것’으로 여기고 누린다는 얘기다. 그것이 위대한 엔터테인먼트의 반향이다.

워쇼스키 형제의 작업 스타일이나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그들이 작가로 활동할 때부터 알고 지내면서 도와준 사이다. 좋은 친구들이다. 이런 자리를 꺼린다는 것만 빼고. 그들은 영화로 보여줄 뿐이다. 원하는 것을 정확히 찍어낼 줄 알지만, 그걸 설명하는 건 관객의 즐길 권리를 뺏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변한 건 없다. 여전히 일하기 좋은 파트너다. 자기들의 예술 작업에 매우 헌신적인데, 금상첨화로 그 결과물이 매우 상업적이기까지 하니까. 그들처럼 재능이 많고, 새롭고 다른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 많은 이들과 일할 수 있어서 행운이다.

<매트릭스>의 속편을 제작하는 것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나는 언제나 장르를 재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물론 시시껄렁한 영화도 많이 만들었지만, <다이 하드>처럼 괜찮은 것들도 있었다. 속편을 만드는 건 힘도 들고 위험도 크다. <다이 하드>의 예를 들면 똑같은 인물이 비슷한 사건에 다시 휘말리는 것이, 어떤 면에선 멍청해 보인다. 하지만 <매트릭스>는 처음부터 긴 스토리가 있었고 그렇게 디자인된 영화다. 감독들이 그런 장대하고도 독창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고,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었다는 건 근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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