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매트릭스 리로디드>에 대한 6가지 힌트 [2]
박은영 2003-02-28

<매트릭스2 리로디드> <매트릭스3 레볼루션>에 대한6가지 힌트

1. 네오의 미션은 무엇인가

자신의 삶이 인류를 노예로 만들기 위해 기계들이 창조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네오(키아누 리브스)는 1편 말미에 죽음과 부활을 거치며 기계의 노예로 전락한 인류를 구원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결연한 표정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던 네오의 모습을 본 것이 4년 전이지만, 2편의 스토리는 1편이 끝난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2편 <…리로디드>에서 더욱 막강하게 버전업된 기계들은 지상 최후의 인간 도시 시온을 찾아내 터널을 뚫고 파수꾼 스퀴디들을 대거 집결시키기에 이른다. 그들이 시온에 다다르는 건 시간문제. 72시간 내에 이들을 저지하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한다.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와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가 컴퓨터에 진입하는 모든 관문을 알고 있는 키메이커를 수소문해 도움을 구하는 동안, 날로 그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네오는 매트릭스(뉴욕시의 10배가 넘는 메가시티인 것으로 밝혀진다!)를 바삐 오가며 요원들과 결투를 벌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네오는 자기 자신과 매트릭스에 관한, 복잡하고 심오한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3편 <…레볼루션>은 네오의 더 큰 고행을 예비하고 있다. 초토화된 지구, 그러니까 리얼 월드를 무대로 펼쳐지는 <…레볼루션>에서 네오는 기계와의 전면전을 이끌어야 한다.

키아누 리브스는 어떤 인터뷰에서 “1편은 탄생, 2편은 삶, 3편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은유인지 직설인지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각성과 성숙, 수난와 고행의 순환 속에 놓인 네오가 종국엔 인류 구원의 사명을 달성하리라는 것만큼은 자명해 보인다.

2. 네오의 새로운 조력자, 새로운 적은 누구인가

네오의 곁엔 여전히 트리니티가 있다. 네오는 사랑으로 자신을 구원한 동지이자 연인인 트리니티와 더욱 진하고 깊은 사랑을 나누게 된다(로맨스 모드로 돌입한 트리니티의 변화를 반영하듯 트리니티가 2편에서 입는 의상은 매우 여성적이다). 네오에게 메시아의 운명을 일깨워준 모피어스는 시온에 들어가 기계에 대한 저항운동을 주도한다. 이 밖에 네오는 2편에서 새로운 조력자들과 손잡게 된다. 세계를 지배하는 컴퓨터에 진입하는 모든 관문을 알고 있는 키메이커(랜달 덕 킴)가 그중 하나. 그를 매트릭스 밖으로 무사히 데리고 나오는 것이 트리니티가 2편에서 맡은 주된 임무이기도 하다.모피어스의 옛 연인이자 또 다른 저항군의 리더인 여전사 니오베(제이다 핀켓),

시온에 거주하는 젊은 여인 지(알리야의 죽음으로 <알리>의 노나 가예가 맡았다)도 이들의 저항운동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악당이 아닌, 인간에 호의적인 기계의 존재도 감지된다.

반대세력도 만만치 않다. 네오의 맞수인 스미스 요원(휴고 위빙)이 가공할 파괴력을 길러 돌아오는 것은 물론이다. 막강해 보이는 새 캐릭터는 키메이커의 감시를 맡은 쌍둥이 요원 트윈스(닐/에이드리언 레이먼트)다. 그들은 컴퓨터의 지령에 따라 키메이커가 매트릭스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지킨다. 주머니칼 휘두르기가 특기인 이들은 투명인간처럼 또는 유령처럼 순식간에 사라지거나 나타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페르세포네(모니카 벨루치)는 네오에게 접근해 유혹하려 든다. “페르세포네는 굉장히 섹시하면서 동시에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흰색 고무 의상을 입고 있다. 얼핏 보기엔 아름답고 탐스럽지만, 차갑고 사악한 속성이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페르세포네는 <백설공주>의 ‘(독)사과’ 같은 존재다.” 의상 디자이너 킴 바렛의 말이다. 페르세포네가 네오를 어떤 위험에 빠뜨리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3. 워쇼스키 형제는 어떤 텍스트를 참고했는가

기본적으로 네오를 예수로 형상화한 인류 구원의 신화인 <매트릭스>는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 하위문화가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된 작품이었다. 속편도 마찬가지다. 홍콩 무술영화, 일본 애니메이션, 코믹북, 사이버펑크 소설이 영화의 근간을 이루며, 조엘 실버의 증언에 따르면 “헤겔, 칸트, 데카르트, 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그 이상”이 있다.

‘그 이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새로이 등장하는 몇몇 캐릭터가 어렴풋한 힌트가 된다. 우선 네오를 유혹하는 팜므파탈로 등장하는 페르세포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지하의 여신이자 하데스의 아내다. 영화 속에서도 신화에서처럼 어떤 거대하고 사악한 존재의 아내이자 하수인으로 등장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매트릭스> 속편이 그리스 신화를 좀더 직접적으로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우린 모든 유형의 신화에 관심이 많고 일종의 현대적 허구를 창조하려 했다. 신화를 이 시대에 맞게 재창조해보고 싶었다. 영화 속에는 우리가 관심있는 다양한 신화적 인용이, 현대적으로 만들기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등장한다.” 1편을 개봉한 뒤에 워쇼스키 형제가 했던 말이다.

또 하나는 불교의 인용이다. 네오와 모피어스가 쿵후 훈련 프로그램에서 주고받은 선문답도 그런 인상을 줬지만, 이번엔 아예 부처를 연상시키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세라프(처음엔 이연걸이, 다음엔 양자경이 캐스팅됐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결국 지명도가 낮은 렁윤추라는 배우가 연기했다)라고 알려진 이 캐릭터가 매트릭스 공간 안에서 황금빛 불상의 형상으로 참선하는 장면은 인터넷과 지면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