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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리로디드>에 대한 6가지 힌트 [1]
박은영 2003-02-28

1999년 여름, 우린 난데없이 튀어나온 괴물 같은 영화 <매트릭스>와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돌아온다’ 한마디만 남기고 떠난 연인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하염없이 ‘그 뒷 얘기’를 기다렸다. 긴 기다림을 보상하듯, 4년만인 올 여름에 <매트릭스 2 리로디드>가, 겨울에 <매트릭스 3 레볼루션>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린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버선발로 달려서, 아니 날아서 갔다. 초특급 보안 시스템을 개비한 채, 문을 닫고 있는 ‘매트릭스 월드’로. - 편집자

네오, 다시 이상한 나라로애니메이션과 비디오게임으로 미리보는 <매트릭스2 리로디드> <매트릭스3 레볼루션>

버뱅크=박은영 cinepark@hani.co.kr

좁은 통로를 지나 다다른 홀은 칠흑처럼 검었다. 몇 줄기 가느다란 빛이 이리저리 뒤채는 동안 재빨리 훑어보니, 그곳은 술과 음악이 있는 카페이자 비디오게임이 있는 오락실이었다. 검은 벽, 검은 바닥, 그리고 검은 휘장 사이로 <매트릭스>의 녹색 코드를 닮은 칵테일이 부지런히 서빙되고 있었다. <매트릭스>의 초기 화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무렵, 저쪽에 지인들과 한담을 나누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가, 이쪽에 가볍게 리듬을 타고 있는 로렌스 피시번이, 그 옆쪽에 아내 제이다 핀켓이 등장하는 비디오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윌 스미스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저 멀리서 얼굴에 회칠을 하고 실크해트를 눌러쓴 마릴린 맨슨이 발없는 귀신처럼 스르륵 움직여 무대 한가운데 놓인 DJ 박스에 앉는 게 보였다. 꿈같은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 “매트릭스의 해”(Year of the Matrix)를 자축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월4일 버뱅크의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선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렸다. <매트릭스> 속편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워너브러더스는 <매트릭스> 시리즈의 외전격인 단편애니메이션 ‘애니매트릭스’의 첫 번째 에피소드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상>의 월드 프리미어와 <매트릭스> 시리즈의 또 다른 퍼즐 조각에 해당하는 비디오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의 런칭 파티에 영화 관계자와 국내외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참석한 기자 대부분은 ‘매트릭스’라는 이름을 건 애니메이션과 비디오게임이 극장판 <매트릭스> 시리즈와 관계가 있으리라는 기대는 품지 않았다. 그러나 이 행사의 호스트인 조엘 실버의 말은 달랐다. “세상은 달라졌다. <매트릭스>에 대해 더 깊이 더 많이 알고 싶어하는 팬들에게 우린 뭔가를 더 주어야만 했다. 인터넷과 게임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더 알고 싶다면 찾아서 보면 된다. 그러지 않는다 해도 지장은 없겠지만.” 익숙한 유혹의 말. 모피어스도 네오에게 그렇게 두개의 알약을 권했었지. 빨간약을 줄까, 파란약을 줄까. 파란약은 그냥 이 세계에 머물러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게 하고, 빨간약은 ‘이상한 나라’로 이끌어 그 끝까지 가게 한단다. 그래서 냉큼… 빨간약을 삼키기로 했다.

다음날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매트릭스> 시리즈의 프로듀서 조엘 실버, 시각효과 책임자 존 게타, 의상 디자이너 킴 배럿의 증언에, 첫 번째 애니매트릭스 <오시리스의 마지막 비상>, 그리고 비디오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의 면면을 종합해, <매트릭스> 시리즈라는 ‘이상한 나라’로 인도할 ‘빨간약’을 조제해본다. 그리고 해킹을 시도해본다. 약효는 보장할 수 없다. 철저한 입단속주의자들인 이들 스탭들로부터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캐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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