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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5일 폐막한 제5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7]
최수임 2003-02-28

"우린, 관심을 갖는 사물이 비슷하다"

<어댑테이션>으로 심사위원 대상 받은 스파이크 존즈(감독), 찰리 카우프만(시나리오) 인터뷰

야윈 몸과 금발머리에 잘 어울리는 예쁜 정장 차림을 하고 온 스파이크 존즈 감독, 그리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소화하기엔 훨씬 ‘터프’한 외모를 가진 시나리오 작가 찰리 카우프만, 여기에 니콜라스 케이지까지 가세한 <어댑테이션> 기자회견장은, 영화 <어댑테이션>만큼이나 재미있었다. 바로 자신이 쓴 이야기면서도 찰리 카우프만은 자신이 주인공 캐릭터인 이 영화의 작업이 “너무 복잡했다”며 연신 “모른다”는 말을 반복했는데, 그 모습은 영락없는 <어댑테이션>의 ‘찰리’였다. <어댑테이션>은 작가 찰리가 원작을 시나리오로 각색하는 과정을 다차원적으로 그린 복잡하고도 흥미로운 영화. 스파이크 존즈는, 수줍어하는 듯하면서도 곧잘 기자들을 향해 농담을 날리는 기지를 발휘했다. 영화 속 마약에 대한 질문에 가격을 대며 미소를 짓던 스파이크 존즈. <어댑테이션>이야말로 그가 만들어낸 한 봉지의 쿨한 마약이 아닐까.

이 특이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는.

→ 스파이크 존즈: 찰리 카우프만이 <난 도둑>이라는 책의 각색을 시작한 이후, 내게 자주 불안과 고통을 호소해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참 멋진 생각이라는 것을, 찰리가 또 한번 멋진 생각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이 이 영화를 하게 된 계기였다.

주인공이 찰리 카우프만이고 영화도 시나리오 창작에 관한 이야기라서 혹시 영화작업 전체에서 감독에 비해 작가의 역할이 과대평가되지는 않았나.

→ 찰리 카우프만: 아니, 물론 아니다. 각자 자기 할 일이 있을 뿐이었다. 감독, 시나리오 작가, 배우, 카메라맨, 편집 등등. 모두 함께 작업했고 그 누구도 과대평가되지 않았다. 특히 스파이크 존즈는 감독으로서 다른 스탭들과 매우 밀접한 협조관계 속에서 훌륭히 역할을 해냈다.

당신들은 둘 다 굉장히 강한 시각적인 판타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당신들은 어떻게 ‘당신 없이는 일을 못하겠다’라고 할 만한 사이가 됐나.

→ 스파이크 존즈: (웃음) 잘 모르겠는데…. 글쎄 우리는 서로 매일 전화로 얘기를 한다. 찰리와 나는 함께 영화일을 하며 친해진 지 6년이 되었다. 우리는 좋은 친구이고 찰리는 일에 있어 멋진 파트너이다.

→ 찰리 카우프만: 우리는 주의를 기울이는 사물이 비슷하다. 그래서 굳이 관심사를 맞출 필요가 없다. 대화를 나누면 우리는 늘 같은 것에 대해 얘기를 하곤 한다. 앞으로도 함께 일할 것이다.

주인공 배우가 바로 당신을 연기했는데.

→ 니콜라스 케이지: 생각해보라. 내가 연기를 하고 있으면 그는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나는 캐릭터를 익히기 위해 그를 관찰하는데. 그는 나를 보고, 나는 그를 보고, 이건 정말 신경질나는 일이다!

→ 찰리 카우프만: 촬영을 시작한 처음 며칠, 나는 촬영장의 모두에게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특히 니콜라스 케이지에게. 생각해보라.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배우가 저기 앉아서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고 따라하려고 있는 거다! (웃음) 알겠죠, 난 몰라요. 모든 일들이 너무 이상하게 꼬여 있어서, 어떻게 이런 관계가 시작됐는지는…. 정말로 난 몰라요. (일동 웃음)

영화에 나오는 시나리오 창작 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찰리 카우프만: 난 한번도 그런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 수업이 진행되는지도 모른다. 자극을 받기 위해서 그런 수업을 받는 게 필요한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 아주 특별한 마약이 나오던데, 직접 그것을 고안했나.

→ 스파이크 존즈: 그것은 녹색이고, 날리는 가루 형태로 되어 있으며, 한 봉지에 20달러이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나가서 판매할 예정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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