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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콜슨(Jack Nicholson)과 <어바웃 슈미트> [3]

잭 니콜슨 인터뷰“반항은, 나의 태도이자 철학”

많은 평론가들이 당신이 슈미트를 연기하면서 어떻게 니콜슨 특유의 표식들을 지워버렸는지 감탄하고 있다.

→ 그 점이 기분좋다. 촬영 첫날부터 내 임무는 ‘언-잭’(un-Jack)을 하는 것이었고, 배우로서 내가 평소 갖고 있던 매너리즘이나 어떤 습관을 떨쳐버리는 것이었다. 난 내 자신을 묻어버리고 새로운 영토에 발을 딛고자 노력했다. 왜냐하면 난 관객이 나의 전작에서 유추해서 쉽게 슈미트라는 인물에 대해 단정짓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연기한 어떤 인물 또는 내 자신과 극단적으로 다른 인물이기를 원했다.

당신은 여전히 60년대 반혁명의 정신을 갖고 있는가.

→ 그렇다. 한계는 없다는 사실이 나를 자극하는 힘이다. 난 다른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말하는 것에 내 자신을 제한시키는 것은 절대 원하지 않았다. 그게 미친 놈처럼 행동하는 걸 뜻하는 건 아니다. 그건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이 뭐라 생각하든 신경쓰지 않고 자신만의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뭔가 나를 움직이는 것은 내가 충족시켜야 할 내 운명의 느낌인 것이다.

당신은 언제나 반항아의 이미지였다. 당신의 태도와 개인적인 철학도 그런 쪽인가.

→ 내 생각엔 그건 나의 태도이자 철학이다. 난 환경에 의해 통제되고 억압되고 짓밟히는 것에 저항해왔다. 만약 자유를 원한다면, 그걸 실행할 의지를 갖고 실천해야 한다. 그런다고 당신이 이기적이거나 사려깊지 못한 건 아니다. 당신은 개인의 권리를 즐기면서도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건 태도의 문제다. 내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이런 견해에 동감한다. 물론 당신이 날 집요하게 자신의 행복만 추구한 사내라고 말할 순 있겠지만.

당신은 할리우드가 변혁을 꿈꾸던 시절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그 시절이 그리운가.

→ 물론 그 시절이 그립다. 워런 비티, 로만 폴란스키, 로버트 에반스 등 삶을 극단까지 고양시키고자 했던 사람들과 교류하던 그때를 잊을 수 없다. 그게 내가 <파이브 이지 피시스>에 출연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파이브 이지 피시스>는 전통적 태도와 억압적 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는 은밀한 서약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언제가 말한 대로 당신은 여전히 이성에게 최고 속도로 돌진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가.

→ 아니, 그렇지 않다. 이젠 상대를 쫓고 유혹하는 게임에 질렸다. 공작처럼 깃털을 부풀려 상대를 유혹하는 걸 성대한 의식처럼 여길 수 없게 됐다. 난 오랫동안 하루라도 침대에 여자가 없으면 공포에 휩싸이는 삶을 살았지만 이젠 필요없어졌다. 요즘엔 혼자 자는 데 익숙하다. 그건 한편으론 파트너에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서 자유롭고 편하다는 걸 뜻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러다 은둔자가 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물론 은둔자가 되기엔 지금 내 주변에도 여자가 너무 많긴 하지만. (웃음)

당신은 워런 비티와 더불어 할리우드의 성혁명을 주도한 인물인데.

→ 알지 모르지만 정확히 언제 성혁명이 끝났는지도 얘기할 수 있다. 1982년 <타임> 표지에 ‘헤르페스’(성병의 일종)라는 단어를 실었을 때다. 내 삶으로 말하자면, 난 2차대전 이후 모든 것이 점점 개방되고 자유로워지는 것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러다 <타임>이 ‘헤르페스’를 표제에 올리면서 자유는 점점 줄어들었다. 우린 지금 점점 줄어드는 사이클에 있다. 레스토랑 주인 아무나 잡고 물어봐라. 미국에서 대중의 사회적 삶은 끝장나고 있다.

영화산업에 대해서도 같은 얘기를 한 적 있는데, 70년대 이후 점점 폐쇄적이 되고 있다고.

→ 1950년대 MGM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그들은 TV가 영화와 경쟁하는 매체라고 생각해서 스튜디오에서 4TV쇼를 촬영하지 못하게 했다. 그들은 촬영기사들이 TV를 소유하지도 못하게 했다. 계약조건에 그걸 명시했을 정도다. 그러니까 그때는 지금보다도 덜 개방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합병의 시대다. 스튜디오의 책임자가 거대 기업 일개 부서의 수장으로 아무런 권리가 없는 시대다. 그 결과는 어떤가? 할리우드는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아이들이 보는 영화만 많이 찍고 있다. 내가 영화 일을 시작했을 때는 800만달러나 1천만달러를 벌면 엄청난 성공이라고 떠들어댔지만 오늘날 그 정도 돈은 아무 의미도 없다. 영화산업은 전적으로 블록버스터에 관한 것이 됐다.

(이 인터뷰는 <시네마스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등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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