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4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허우샤오시엔 특별전 [5]
이다혜 2003-04-11

남국재견 | 南國再見, 南國, 1996년, 117분

현대를 파악해야 할 절박감을 느껴 만들었다는 <남국재견>은 허우샤오시엔 스스로가 재출발을 다짐하며 만들어낸 영화다. 영화는 중년의 건달인 가오와 그 일행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가오는 사십이 다 되어가는 나이임에도 여전히 깡패짓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인물이다. 그에겐 잉이라는 애인이 있다. 잉은 가오에게 위험한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고 정착할 것을 권하지만 가오는 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의 꿈은 상하이에 가서 커다란 레스토랑을 여는 것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남국재견>은 마치 마틴 스코시즈의 영화를 연상케 하듯 난폭한 리듬 안에 폭력적인 삶을 담고 있다. 여기서 허우샤오시엔은 현대 대만인들의 정신적 황폐함을 들여다보면서 움직임과 정체(停滯), 근대화와 전통, 희망과 니힐리즘이 매혹적으로 뒤섞인 비가를 만들어낸다.

해상화 | 海上花, 1998년, 130분

19세기 말 상하이의 한 유곽을 무대로 펼쳐지는 실내극. 외교 관리인 왕은 소홍의 단골로 그녀의 빚을 탕감해주고 그녀를 첩으로 맞기를 원하지만 소홍의 분명치 못한 태도로 인해 갈피를 잡지 못한다. 영화는 유곽과 관련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다룬다. 전체 숏 수가 38개밖에 되지 않는 <해상화>는 그 적은 컷 수로 인한 무료함을, 끊임없이 유려하게 이동하는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보충한다. 허우샤오시엔의 형식적 통제력을 느낄 수 있는 탐미적인 작품. 영화평론가 필립 로페이트는 이 영화를 두고 “성장을 계속해가고 있는 한 거장이 이뤄낸, 1990년대 영화적 성취들 가운데 하나”라고 호평했다.

밀레니엄 맘보 | 千禧曼波, 2001년, 119분

<밀레니엄 맘보>를 보고 우선 놀라는 것은 허우샤오시엔의 카메라가 인물을 따라 움직이고 또 대상에 바짝 다가서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새로운 카메라워킹과 함께 영화는 현 시대 젊은이들의 생활 리듬을 따라잡으려 한다. 클럽의 호스티스로 일하는 비키에게는 하는 일 없이 빈둥대며 늘 그녀를 질투하고 의심하는 남자친구 하오하오가 있다. 비키는 하오하오를 몇번이고 떠나려 하지만 그 때마다 그의 애원으로 주저앉고 만다. 어떤 사람들로부터는 의혹의 시선을 받았고 어떤 사람들로부터는 또다시 찬사를 끌어냈던 이 영화는 허우샤오시엔이 앞으로 만들게 될 3부작의 미완성 서장이라고 한다.

<<<

이전 페이지

기사처음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