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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주년 연속특집1 - 충무로 리포트 [6]
이영진 2003-04-25

“배우 개런티에 상한선 필요하다_ 61%”긴급 설문조사- 배우 개런티, 투자 · 제작자 26명에게 묻다

배우의 가치를 ‘화폐’로 거론할 수 있을까. 그러기엔 무리가 따른다. 배우의 존재 의의는 비단 개런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배우 개런티를 숫자로 거론하려는 시도는 무리할 뿐만 아니라 불경한 시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스타덤’에 오른 배우는 “신(神)인 동시에 상품이기도” 하다. 경제학만으로 스타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경제학 없이는 스타를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영화는 제작비 상승, 수익률 저하, 투자 위축이라는 악순환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배우들의 개런티가 제작비의 가파른 상승을 주도했고, 결국 한국영화의 수익률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도 영화계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그렇다면 제작자 혹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배우 개런티는 어느 정도인가?

이러한 상황은 ‘배우’라는 영역을 ‘산업적인 관점’으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재촉했다. 이에 <씨네21>은 배우 캐스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판단되는 투자, 제작자 30명을 대상으로 4월13일부터 설문을 의뢰, 스타와 흥행과의 상관관계, A급 스타들의 개런티에 대한 의견, 개런티 상승과 수익률 저하의 관련 여부, 배우 또는 매니지먼트사의 과도한 요구 사례, 개런티 상한선 도입에 대한 견해, 합리적인 개런티 산정 방안 등을 물었다. 이중 4월18일까지 회신한 26명의 답변을 바탕으로 통계를 작성했다. 이 가운데 개별 배우를 대상으로 적정 개런티를 제시해달라고 한 문항의 경우, 응답자 중 21명만이 답변했는데 무응답도 하나의 의미있는 의사 표현이라고 해석된다.

설문에 응한 이들은 아래와 같으며, 나비픽쳐스 조민환 대표는 개인 의견 대신 제작사 전체의 의견임을 밝혔다.

권미정(쇼박스 한국영화팀장) 김광수(청년필름 대표) 김동주(쇼이스트 대표) 김두찬(제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미희(좋은영화 대표) 김승범(튜브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인수(시네마서비스 전무) 김형준(한맥영화 대표) 노종윤(싸이더스 본부장) 박무승(KM컬쳐 대표) 석명홍(씨네라인2 대표) 심재명(명필름 대표) 오기민(마술피리 대표) 유인택(기획시대 대표) 이강복(CJ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승재(LJ필름 대표) 이준익(씨네월드 대표) 이춘연(씨네2000 대표) 장윤현(씨앤필름 대표) 정태원(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정헌조(코리아픽쳐스 대표) 조민환(나비픽쳐스 대표) 지영준(에그필름 대표) 최완(아이엠픽쳐스 대표) 최진화(강제규필름 대표) 최용배(청어람 대표) (가나다순)

A급 배우 캐스팅이 흥행에 기여하는 정도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직 스타만한 안전판은 없다.” “스타 외에 돌파구는 있다.” A급 배우 캐스팅과 흥행의 상관성에 대한 질문과 관련, 대부분의 투자·제작자들은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 26명 중 반수가 넘는 15명이 ‘보통이다’라고 답한 것. ‘지대하다’는 의견은 6명으로, ‘관련없다’고 한 5명보다 조금 많았다. 지난해 <집으로…>등 특급 스타들을 기용하지 않고서도 극장가를 정복한 영화들이 연이어 터져나온 것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A급 배우들의 개런티 수준은 적정한가?

배우들의 개런티 요구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거의 모두가 ‘불만’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13명이 ‘지나치게 높다’, 12명이 ‘높은 편이다’라고 답한 것에 비해 ‘적정 수준’이라고 답한 이는 겨우 1명에 불과했다. ‘낮은 편이다’,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은 아예 없었다. 제작사가 1천여개에 이르는 것에 비해 스타급 배우들은 50명이 채 안 되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공급과 수요의 심각한 격차가 배우들의 ‘몸값’을 빠르게 부풀린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이 설문 결과는 배우를 잡으려면 과다 출혈도 마다할 수 없는 제작사의 곤란한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개런티 상승이 한국영화의 수익률 저하를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십니까?

‘한국영화, 수익률 저하’라는 비상 경보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들려왔다. 이와 관련, 한국영화 제작비가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우세했는데, 이번 응답은 투자·제작자들이 제작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껑충 뛰어오른 배우들의 개런티를 꼽고 있음이 드러난다. 응답자 중 16명이 배우들의 개런티 상승을 수익률 저하의 주원인으로 꼽았고, ‘주요 원인은 아니다’가 7명,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낸 응답자는 3명이었다. ‘주요 원인은 아니다’라고 답한 응답자 중 일부는 배우들의 개런티 상승 외에 주요 기사급 스탭들의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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