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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주년 연속특집1 - 충무로 리포트 [3]

해법1- 개런티 상한제 + 인센티브

코미디는 흥행 성공률이 높다는 점 외에도 제작비와 마케팅비가 적게 들고 굳이 톱스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다. 신은경은 <조폭마누라>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속편에서의 개런티가 급상승했다.

이렇게 된 일차적인 원인은 투자 측면에 있다. 투자 자본이 갑자기 불어나고 제작 편수가 늘어남에 따라 전문적인 식별력을 갖추지 못한 투자자들이 작품의 완성도, 흥행성, 시장규모 등 어떠한 합리적인 고려도 없이 배우가 요구하는 대로 주거나 더 주면서까지 스타 캐스팅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배우가 먼저 일으킨 사태는 아니지만 호황기의 질펀하고 나른한 후유증은 배우들에게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제작자들이 말하는 배우의 협상 조건은 딱 두 가지다. “내가 전작에서 얼마를 받았으니 이번에는 얼마를 달라”는 것과 “누가 얼마를 받았으니 나도 얼마를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전작보다 최소 5천만원 이상 더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번 올라간 개런티는 절대 내려오지 않는다. 한 제작자는 “시장논리가 아니라 자존심 싸움이다. 앞으로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제작자로서는 솔직한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 상황에 대한 해법은 뚜렷하게 하나로 모아진다. 바로 ‘개런티 상한제 + 인센티브’ 개념이다. 제작비를 압박하지 않는 선에서 최소 개런티를 정하고 영화의 흥행 결과에 따라 성과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투자, 제작, 감독, 마케팅, 정책 그리고 배우 분야의 신뢰도 높은 인사들은 대부분 이것을 바람직한 기본 틀로 생각하고 있었다.

제작자들은 현재 수준의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제작비에 무리를 주지 않는 합리적인 개런티 상한선이 얼마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했다(다음 기사 참조). 그리고 이같은 수준은 배우의 양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보완책으로 인센티브 개념을 적극적으로 제시했다. 다만 인센티브의 본질과 규모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다소의 견해 차이를 나타냈다.

좋은영화의 김미희 대표는 “인센티브 전략은 인정할 만한 것이나 현재로서는 가져갈 것 다 가져가고 또 가져가는 방식이라서 문제가 된다. 작품 성격과 작업기간에 맞춰 미니멈 개런티를 받고, 결과가 나온 다음에 성과제 개념으로 받는다면 합리적일 것이다. 다만 인센티브 비율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제작사 지분을 제작자 개인 지분으로 간주하지 않기를 바란다.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투자했다가 벌면 쏙 빼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영화에 재투자하는 자본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센티브를 좀더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경우에는 이를 지분이나 공동제작 개념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작자는 “배우가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반발이 있긴 하지만, 스타 배우나 스타 감독의 경우 높은 개런티를 넘어서서 제작자의 지분을 공유하는 것은 불가피한 추세가 될 것이다. 이들은 콘텐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요소들이므로 당연한 측면이 있다. 과거에 제작자가 100을 가졌다면 이제 그중 50은 감독과 배우에게로 돌려져야 할 것으로 본다. 현재 배우 개런티가 제작비 상승의 주범처럼 이야기되고 있는데, 제작자 지분을 나눠줌으로써 전체 제작비의 부담을 늘리지 않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투자가 늘면서 제작자가 창궐했고 따라서 제작자가 투자자에게 지분을 많이 요구할 수 없게 된 현실과도 상관이 있다. 크리에이터로서 공정하게 공유한다는 개념과 함께 이중적 구조조정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 역시 “지분이나 공동제작에 대한 요구는 불가피하고 수용할 용의도 있다”고 비슷한 문제의식을 피력했다. 다만 그럴 경우 역할에 걸맞게 작품 개발에 참여하고 리스크를 공동으로 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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