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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시애틀국제영화제,그 낯선 풍경의 매혹 [3]

이상한 영화제 ' 시애틀 ' 의 잠 못 이루는 밤문소리 · 김상진의 코멘터리

시애틀에서 만난 배우와 감독들은 이렇게 다양한 장르에서 여럿이 모여 늘 함께 다닌 적이 없었고, 또 이렇게 정겹게 밤낮으로 좋은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영화제의 정겨운 밤풍경이 날마다 ‘W 시애틀 호텔’에서 벌어졌다고나 할까. 친목 도모를 넘어 진한 동료애와 토론으로 이어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일부를 문소리씨가 암호문처럼 정리했고, 김상진 감독이 주석을 달았다. - 편집자

0528 1914 1916의 밤(1)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다. 우리 모두 이렇게 사랑하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장르도 다양하고 스타일도 너무 다른 감독님들, 배우, 기자…. 그러나 우리는 뜨겁게 뭉쳤다.

아마도 얼마 전 이라크전과 최근 북핵 위기, 그리고 미선이 효순이를 떠올리며 부시에 대한 분노와 파쇼적인 신자유주의로 우리를 억압하는 미국에 대한 분노(2)가 우리를 그렇게 뜨겁게 하지 않았나 추측해볼 수도 있지만 일부, 아닐 수도 있다. Anyway, 박기용 감독님과 박덕호 팀장님의 따뜻한 사랑(3), 끝내 박덕호 팀장님 눈물을 흘리며 쓰러지고, 주경중 감독님과 이종혁 감독님의 불꽃 튀는 사랑. 다들 사랑 싸움 말리느라 꽤나 고생한 모양이다.

그리고 박진표 감독님과 이성욱 기자의 말없는 사랑. 뜨거운 눈빛만을 서로 교환하고…. 끝내 외로워하던 김상진 감독님은 일찍(4) 자리를 뜨고 말았다.

0529, 4season의 밤

하늘은 공평했다. 어젯밤 사랑하는 이를 찾지 못해 무척 외로워하던 김상진 감독에게 드디어 지모씨 등장.

Do you have a hot night? 낄낄(5).

0530, 1416의 밤

과연 Standard란 무엇인가. 어떤 것인가(6)? 아주 철학적, 사회적인 고민과 토론이 이어짐.

0531, 1917의 밤(7)

<낙태들> 박기영 감독

<동상>(youngerbrother? 전라도 버전) 주영중 감독(8)

<이제, 죽어도 좋아>(just now, I wan’a die) 박신표 감독

<광복절특식> 김삼진 감독

<ㅂ>(비읍) 이종학 감독

<오아식수> 배우 뭔소리

<싸네, 21>(cheap, 21) 이승욱 기자

“모”신문(9)의 완벽한 개사(?)에 매우 놀라워함. 그리고 분노를 금치 못함(10). 그 순간, <YWCA야구단> 김현식 감독은 태평양 상공에 있었다. 저예산영화가 살아남는 길은 무엇인가. 예술과 상업 사이에서 고뇌하는 감독들….

시네마서비스가 지향하는 한국영화는 어떠한 것이며 앞으로 한국 영화계에 또 어떠한,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매니지먼트 업계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나아갈 길 모색. 이 모든 것들을 원만히 잘 해결하기 위하여 ‘코픽’은 코피 터지도록….

마지막으로 각종 국제영화제의 실체와 이면을 파헤치다 끝내 주경중 감독, 이종혁 감독에게 피모군(11)을 암살하도록 지령을 내리다. 빵!

0601, 2504의 밤(12)

부흥의 밤이었다(13). 우리 모두 소리 높여 찬양하다(14), 외세(?)의 침략으로 소리 낮춰 찬양했다. 속삭이는 우리의 찬양은 더욱더 간절했다. ‘주’께 바치는 우리의 찬양이 끝나고 드디어 ‘카리스마 주’의 기도 시간이 돌아왔다. 총영사 앞에서도 큰소리 탕탕치던 ‘카리스마 주’(15), 장님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벌떡벌떡 일어난다는, 기도발 죽인다는 ‘카리스마 주’의 안수기도가 드디어 시작됐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온 유학생 L양 올인하게 해주옵시고, 시애틀에서 늘 잠 못 이루며 허벅지 찔러대는 통역 H양에게 돈 많은 남자 내려주시옵고, <씨네21> L 기자 절대 씨네21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주께서 특별히 도와주시옵고,(이 대목에서 절규하던 L 기자의 모습을 H 편집장이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의 국보급 여배우 M양, 하루에 시나리오 200개씩 들어오도록 해주옵시며, 지금 자빠져 자고 있는 K 감독(16), 오늘밤 절대 잠에서 깨지 않게 해주옵시며….” 우리 모두 둥글게 손잡고 무릎 꿇고 앉아 충만한 성령으로 은혜 입을 때마다 두손을 번쩍들고 절규했다.

“아멘”, “할렐루야”, “관세음보살”.

그리고 우리의 기도로 갑자기 부활한 박 감독의(17) 간절한 부탁과 정성스런 찬양 덕분에 ‘카리스마 주’의 안수기도는 다시 한번 이뤄지기도 했다.

“여기에 모인 모든 감독들에게 몇백만 관객의 관람은총을 내려주시옵시고….”

everybody, “아멘”(18)

0602, 1204의 밤(19)

L 기자가 나흘 동안 시장조사하며 까다롭게 구입한 에스프레소 기계에 대한 잠깐의 연구와 시음이 있었음. 다들 반응이 별로였음. 0601 부흥회에서 다들 너무 전력질주한 관계로 체력 보충을 하기로….

주석

(1) 코픽(KOPIC, 영화진흥위원회) 주최의 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들어 보자는 암묵적 동의하에 방(1914호, 1916호)을 옮겨가며 친목의 시간을 가짐.

(2) 문소리씨가 개인적 볼일로 택시를 탔을 때였다. 기사가 북한을 가리켜 ‘크레이지 도그’(미친 개)라며 멍멍 짓는 흉내까지 냈고, 머리끝까지 화가 치민 문씨는 “돈 텔 미 어겐!”이라고 외쳤지만 끝내 분을 풀지 못했다.

(3) 사랑:(동의어) 논쟁, 건배. 박덕호 팀장은 영화진흥위원회 해외팀 소속.

(4) 새벽 2시께.

(5) 영화제를 찾은 한인 동포들과 한국 식당에서의 식사. 김상진 감독, 유일하게 전날 살아났으나 결국 장렬히 전사.

(6) 젊은 한국 교민들이 준비한 파티가 열리니 꼭 참석해달라는 요청. 가보니 ‘Standard’란 나이트클럽, 모두 적응하지 못하고 탈출. 그리곤 모두 잘 적응하는 호텔방으로 이동.

(7) 시애틀 총영사 주재의 만찬. 동시간대에 <오아시스> 상영. 어쩔 수 없이 문소리만 극장에 남고 식당으로 이동. 우리 영화 한편 제대로 본 적 없는 총영사의 권위에 모두 좌절.

(8) 가장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총영사와 관계자들에게 일침을 가함.

(9) 미주 발행의 <한국일뵤>에서 발췌 및 패러디.

(10) 사실 신문의 오자들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총영사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몰상식적 행동이 분노의 본질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

(11) 아마 프랑스 사람이지.

(12) 완벽하게 시애틀에서 잠 못 이룬 밤.

(13) 주경중, 박진표, 이종혁 감독과 이성욱 기자, 박덕호 팀장의 마지막 날.

(14) 모두 노래함. 문소리의 아리랑에 일동 추임새를 넣다가 호텔쪽으로부터 경고를 받음.

(15) 주경중 감독, ‘카리스마 주’로 통하게 됨.

(16) 김현석 감독, 도착한 첫 날. 시차 완전 적응. 12시 취침.

(17) 박진표 감독, 체력적 한계를 잠으로 보충.

(18) 문소리의 간절한 부탁과 눈물연기에 귀국일정 모두 취소. 6월4일로 비행기 스케줄 조정.

(19) 마지막 밤. 김현석 감독과 문소리의 매니저 L양의 탄생일이 얼마 남지 않아 문소리의 주도로 서프라이징 파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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