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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네 멋대로 즐기기 [8]
권은주 2003-09-26

Key Word No. 05

도 * 전 * 영 * 화

패기만만 활력생성(覇氣滿滿 活力生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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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즐거움 중 하나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일일 것이다. 내일의 작가를 내 눈으로 고르는 즐거움을 누리려는 관객을 위한 영화를 소개한다. ‘내가 찍은 감독, 스타 만들기 프로젝트’로의 동참.

솔트

Salt

크리틱스 초이스 | 미국, 아이슬란드 | 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 | 2003년 | 82분

10월5일 오후 7시 메가박스4관, 8일 오후 2시 대영2관

반극적 도그마

아이슬란드의 작은 마을에서 사는 힐더는 대도시 레이캬비크로 떠나버린 언니와 함께하려 언니의 남자 친구 아기와 길을 떠난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여정은 자동차가 고장나버리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정체상태에 놓이게 된다. <솔트>는 이렇게 발목이 묶인 여정 속에서 일어나는 극적이지 않은 이야기 안에다가, 한 젊은 여성의 성장을 서두르지 않으면서 설득력 있게 담아놓은 영화다. 비직업 배우들을 기용하고 흔들리는 카메라를 이용함으로써 꾸밈을 거부하는 형식은 다분히 도그마영화를 연상케 하는데, 토니 레인즈 같은 평자는 “도그마의 공모자들이 결코 만들어내지 못한 최고의 도그마영화”라고 이 영화를 상찬하기도 했다.

사랑은 죄가 아냐

Love Is Not a Sin

아시아영화의 창 | 마카오 | 덕첸 | 2002년 | 83분

10월3일 오후 9시30분 메가박스1관, 5일 오후 7시 메가박스1관

오락가락, 이성동성(異性同性)

동성애, 근친상간, 트랜스 섹슈얼 등 민감한 주제를 가벼운 리듬으로 담아낸 작품. 여고생 만만은 어느 날 단짝 친구 문이 남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는다. 이 의심은 야릇한 동성애로 나아가지만, 문에게 오빠가 있다는 사실을 안 뒤 그 감정은 다시 이성애로 기운다. 문의 집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난 뒤 일은 묘한 방향으로 꼬여만 간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이 영화는 연애담일까 괴기담일까’라는 자막처럼 멜로와 호러, 미스터리 요소를 뒤섞어가며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는 영화다.

양복 한벌

The Suit

아시아영화의 창 | 타지키스탄, 독일, 러시아 | 바흐티아르 쿠도이나자로프 | 2003년

92분 | 10월5일 오전 11시 대영3관, 7일 오전 11시 부산3관

우리가 크는 방식

해안가 마을에 살고 있는 세 말썽꾸러기 소년들은 어느 날 여객선을 타고 도시로 놀러나갔다가 옷가게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고급 양복 한벌을 보곤 넋이 나간다. 이후 그들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양복을 손에 넣기 위해 분투한다. <루나 파파>(1999)의 감독 쿠도이나자로프의 이 신작은 세 소년이 일으키는 자잘한 문제들로 시종일관 떠들썩한데, 유연하고 역동적인 카메라워크가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성장기의 방황과 혼란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흥미로운 영화.

로빈슨 표류기

Robin’s Crusoe

아시아영화의 창 | 대만 | 린청셩 | 2003년 | 90분

10월3일 오후 7시 메가박스4관, 6일 오후 8시 대영3관

그 섬에 가고 싶다

린청셩의 여섯 번째 작품 <로빈슨 표류기>는 제목 그대로의 영화이다. 타이베이에 살고 있는 로빈슨은 부동산 중개업자이다. 그러나 자신은 집도 가정도 없이 호텔에서 생활한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언젠가는 쿠바와 플로리다 사이에 있는 크루소 섬에 정착해서 사는 것. 인터넷 사이트 한 귀퉁이에서 발견한 신기루에 그는 나머지 삶의 모든 희망을 걸고, 끝내 현실의 마지막 귀착지가 되기를 염원한다. 그러나 그를 둘러싸고 있는 관계와 위치들은 점점 더 허망하게 다가올 뿐이다. 로빈슨은 여자친구 비키와의 관계에서도 염증을 느낀다. 또, 먼 친구의 죽음을 접하면서 이 타이베이의 삶에 점점 더 지쳐간다. 린청셩은 성공한 도시인, 그러나 도피를 꿈꾸는 유랑자인 로빈슨을 통해 타이베이의 거리를 표류하도록 한다. 로빈슨이 갈 곳을 잃고 표류하는 데에는 특정한 사건이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하이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어머니와 대만의 생성적인 역사가 그가 느끼는 이 도시에서의 좌절감과 상실감을 대만의 모더니즘으로 이해하도록 요구한다. 대만에 대해서 고민하는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이 끝내 정착을 통해 희망을 얘기한다면, 린청셩은 아직 그 점을 믿지 못한다. 때문에 이런 궁금증이 든다. 과연 그는 정말로 그 섬에 갔을까?

절망으로 불타는 우리집

The Matchbox

월드 시네마 | 그리스 | 야니스 에코노미디스 | 2002년 | 81분

10월3일 오후 7시 메가박스5관, 5일 오후 1시 메가박스4관

만났다하면 화염을 내뿜는 사람들의 이름, 가족

‘하이 컨셉’까지는 아니더라도 <절망으로 불타는 우리집>은 단일한 컨셉으로 초장부터 대단원까지 밀어붙이는 아이디어의 영화다. 역기능을 일으킨 현대 가족의 정경을 테마로 다룬 영화는 무수히 많았지만, <절망으로 불타는 우리 집>처럼 곧이 곧대로 표현한 영화도 드물다. 감독은 마치 종일 방송 라디오처럼 짝을 바꿔가며 벌어지는 독설과 언쟁으로 영화를 채웠다. 쉼표라고는 참담한 표정으로 굳어버린 인물의 음화 이미지에 멈추는 몇초간뿐이다. 여기서 잘 꾸며놓은 중산층 가정의 쾌적한 집은, 원제가 말하듯 서로의 머리만 스쳤다 하면 불꽃이 튀는 성냥갑일 뿐이다. 커피숍을 정리하고 레스토랑 개업을 계획 중인 가장 디미트리스는 목청 큰 폭군이다. 평범한 어느 날 오후, 그가 부양하는 아내와 아이들, 처남, 처사촌은 저마다 이슈를 갖고 디미트리스에게 덤벼든다.

백생천당

An Estranged Paradise

새로운 물결 | 중국 | 양푸동 | 2003년 | 75분

10월5일 오후 4시 메가박스6관, 8일 오후 5시 메가박스6관

처량한 천국, 그 안의 삶

베이징영화학교 출신들을 중심으로 나누는 중국영화의 세대별 계보에 속해 있지 않은 양푸동은 그나마도 외곽이다. 그는 중국예술학원에서 공부했으며, 화가이고, 데뷔작 <백생천당>을 완성하기 위해 어렵게 6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백생천당>은 중국 남방의 ‘천국’ 항저우에 대한 풍경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 애정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 주인공 쭈찌는 자꾸만 어딘가 아프다고 느낀다. 그러나, 병원을 찾아 이런저런 검사를 받아보아도 의사는 이상이 없다고만 할 뿐이다. 쭈찌는 어디가 아픈 걸까? 중국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백생천당>은 전통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표함과 동시에 체제 속의 상실감을 우회적인 방식으로 드러내는 영화이다.

역장

The Station Agent

월드 시네마 | 미국 | 톰 매카시 | 2003년 | 89분

10월3일 오후 2시 대영1관, 6일 오후 2시30분 부산2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쓸쓸한 사람들

아주 외로운 사람들이 서로 보듬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 왜소증에 걸린 핀버는 자신을 이상한 듯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그는 상처없는 삶을 살기 위해 어느 마을의 폐쇄된 간이역사에 살림을 푼다. 하지만 이동 핫도그 가게주인 조, 고독한 화가 올리비아 등 이웃과 교류하면서 그는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 세 사람이 묘한 관계를 맺는 과정을 정적이고 쓸쓸한 화면 안에 담아낸다.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미국의 광채

American Splendor

월드 시네마 | 미국 | 샤리 스프링어 버먼, 로버트 펄치니 | 2003년 | 101분

10월4일 오전 11시 부산1관, 7일 오후 5시 부산1관

선댄스가 승인한 기묘한 전기영화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형식은 새롭고, 내용은 반(反)일상적이다.

강박증과 소심증에 휩싸인 듯한 페커는 병원에서 서류 정리를 하며 지내는 신경질적 인간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간과 삶의 아이러니를 세심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이는 만화와 시로 형상화되고, 인기를 얻는다. 재즈를 좋아하고 철학하기를 좋아하는 강박적인 페커는 도무지 세상과 조화를 이룰 것 같지 않지만 그런 방식이 독창적인 작품을 낳는다. 실제 인물을 등장시켜 극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뒤섞는 연출 방식이 과용되지 않아 신선하게 다가온다.

내 이름은 노이

Noi Albinoi

월드 시네마 | 아이슬란드, 독일, 영국, 덴마크 | 다구르 카리 | 2003년 | 93분

10월3일 오후 8시 대영3관, 4일 오후 7시 메가박스5관

빠져나올 수 없는 백색의 감옥

사방이 온통 흰 눈으로 둘러싸인 노르웨이 한 지방의 소년 노이는 온몸이 창백한 색소결핍증 환자. 이 밀실과도 같은 하얀 대지와 조그만 마을 속에서 갑갑함을 느끼는 노이는 점점 사고뭉치가 돼간다. 그의 바람은 햇빛 찬란하고 기온이 따뜻한 태평양의 섬으로 떠나는 것. 노이는 여자 친구 이라와 함께 이곳을 탈출할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불견

The Missed and the Missing

새로운 물결 | 대만 | 이강생 | 2003년 | 82분

10월4일 오후 7시 메가박스6관, 6일 오후 10시 메가박스6관

당신의 소중한 사람, 아직 곁에 있습니까?

새로 단장한 공원. 한 할머니가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손자 샤이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방송을 하고, 심지어 남자화장실까지 뒤지지만 손자는 온데간데없다. 한편, 수업을 빼먹고 종일 게임에 빠져 있다 집에 돌아온 소년은 날이 어둑해졌는데도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문득 불안해지고 공원 주위를 배회한다. <청소년 나타> <애정만세> <하류> <구멍> <거기는 지금 몇시니?> 등 차이밍량의 페르소나인 이강생의 감독 데뷔작. 가족의 부재를 메우려는 인물들의 행위가 세밀하게 묘사된다.

▶ 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네 멋대로 즐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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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네 멋대로 즐기기 [8]

▶ 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네 멋대로 즐기기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