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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네 멋대로 즐기기 [3]
권은주 2003-09-26

Key Word No. 02

리 * 얼 * 리 * 즘 * 영 * 화

시추현실, 투사은막(試錐現實, 投射銀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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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즘은 이제 지겹다고? 그렇지 않다. 여기 우리의 눈에서 쏟는 눈물과 우리의 입에서 터지는 웃음을 담아 길어올린 영화들에 주목하시길. 현실이 스크린에 쏟아져 내리면 빛과 그림자는 삶이 된다.

오사마

Osama

새로운 물결 | 아프가니스탄 | 세디그 바르막 | 2002년 | 83분

10월3일 오후 7시 메가박스6관, 6일 오후 7시 메가박스6관

판도라의 상자는 희망을 지니고 있긴 한 걸까?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자, 각종 기관들은 폐쇄된다. 병원에서 일하던 모녀 또한 일자리를 잃는다. 게다가 남자의 동행없이 여자는 바깥 나들이조차 금지된다.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전쟁 통에 아들을 잃은 노모는 손녀의 머리를 깎고, 남편을 잃은 여인은 딸에게 오사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하루 아침에 소년이 된 소녀. 오사마는 우유를 파는 가게에서 조수로 일하게 되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아이들이 우글대는 학교에 끌려가게 된다. 여자애 같다며 놀려대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남자임을 증명해야 하는 오사마. 그러나 정체가 밝혀지고 소녀는 급기야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비가(悲歌)라고 부를 만한 영화. 결혼식 준비를 위해 모인 여인들이 감시를 피하기 위해 곡(哭) 소리를 내서 위장하는 장면은, 그네들의 비탄과 회한이 오사마를 수태했음을 보여준다. 감독인 세디그 바르막의 세심한 심리 연출도 돋보이지만, 그에 앞서 오사마 역을 맡은 마리아는 비전문 배우임에도 절망의 낭떠러지에 선 소녀의 불안을 날것 그대로 내놓고서 보는 이들을 쥐락펴락한다. 탈레반 정권 이후 만들어진 아프가니스탄의 첫 번째 장편 극영화.

침묵의 물

Silent Waters

아시아영화의 창 | 파키스탄, 독일, 프랑스 | 사비하 수마르 | 2003년 | 110분

10월3일 오후 8시 메가박스8관, 6일 오후 8시 메가박스3관, 8일 오후 5시 대영2관

어두운 파키스탄의 역사, 캄캄한 여성의 세월

<침묵의 물>은 파키스탄의 어두운 기억을 통해 여성의 현실을 비추는 영화다. 1977년 군부의 지아 장군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을 등에 업고 부토 정권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2년 뒤, 광풍은 작은 마을인 차크리에도 불어닥쳐 근본주의자들은 과격한 이슬람 율법을 설파하고, 젊은 피리 연주자 살림도 이에 동조된다. 그는 연인이자 자립적인 여성 주베이다와의 관계도 끊으려 할 작정이다. 이 와중에 근본주의자들이 경멸하는 시크교도가 마을에 들어오자 살림의 어머니 아예사가 숨기고 있던 불행한 과거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끊임없는 종교분쟁 속에서 항상 큰 희생을, 때로는 죽음까지 강요받았던 파키스탄 여성의 수난사. 올해 로카르노영화제 대상작.

희미한 불빛

Distant Lights

월드 시네마 | 독일 | 한스 크리스티안 쉬미트 | 2003년 | 105분

10월4일 오후 2시 부산2관, 6일 오후 8시 부산2관

마음의 등대를 찾아나선 사람들

각기 다른 조건과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진정으로 연대할 수 있을까? <희미한 불빛>은 독일과 폴란드의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앞서 제기된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한축에는 독일로 불법 입국하기 위해 폴란드 국경을 찾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있고, 다른 축에는 이들을 돕게 되는 독일의 통역사와 폴란드 택시 운전사가 있다. 또 돈을 위해 매춘도 마다지 않는 폴란드 여인과 한때 그녀를 걷어찬 독일 남성, 매트리스 장사를 하다 쫄딱 망해버린 빈궁한 사업가와 그를 도우려는 여성도 있다. 이 영화는 서로 다른 이유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여러 사람들을 통해 자본주의적 관계를 넘어서는 진정한 연대와 호혜적 관계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뜨거운 마음을 가진 <매그놀리아>라 할 만하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협회상 수상작.

8월의 태양

August Sun

아시아영화의 창 | 스리랑카 | 프라사나 비타나게 | 2003년 | 108분

10월4일 오후 2시 대영3관, 9일 오전 11시 메가박스5관

깜빡이는 희망을 향한 여정

1996년의 스리랑카, 흐릿한 희망을 찾아나선 세 사람이 있다. 차마리는 타밀 반군 지역에 추락한 조종사 남편을 찾기 위해 교전지역으로 향하고, 타밀 반군 관리 지역인 한 섬에 살던 소년 아라파트는 좀더 안전한 정부군 관할지로 떠나며, 휴가 나온 병사 두민다는 고향 집으로 간다. 이렇게 스리랑카 북부 지방에서 스쳐 지나치는 세 사람은, 하지만 각기 크나큰 장벽을 만난다. 전선을 돌파하려던 차마리는 정부군에 저지당하고, 동네 강아지와 함께 이주하고픈 아라파트의 요구는 무시당하며, 집으로 가는 길에 매음굴에 들른 두민다는 매춘부가 된 동생과 만난다. 단단한 영화적 구성을 통해 스리랑카의 절망과 희망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아야야

Feeding Boys, Ayaya

아시아영화의 창 | 중국 | 쿼이지언 | 2003년 | 80분

10월4일 오후 1시 메가박스2관, 8일 오전 10시 메가박스2관

몸을 팔아 세상을 구하려는 남자

남성을 상대로 매춘을 하는 남성 샤오바오는 “여성이 모유로 세상을 먹이듯, 나는 정액으로 세상을 먹여살리겠다”고 공언한다. 중국의 퀴어영화 감독 쿼이지언은 세상과 하층민을 구원하겠다는 샤오바오와 기독교를 통해 세계을 구하려는 형 다빈을 대비시켜 중국의 현실과 동성애를 동시에 조명한다. 여러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산만하게 뒤얽혀 다소 혼란스럽지만, 무거운 주제를 경쾌한 흐름을 담아내는 미덕 또한 존재한다.

긴 한숨

Deep Breath

아시아영화의 창 | 이란 | 파르비즈 샤흐바지 | 2003년 | 86분

10월4일 오후 8시 부산2관, 6일 오전 10시 메가박스5관

이란청춘별곡(異亂靑春別曲)

불안한 영혼들의 정처없는 도시 유랑기. 촉망받는 대학생인 캄란은 단짝 친구 마수르와 함께 거리를 쏘다니며 분란을 일으킨다. 노인네들의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 안에서 꿋꿋이 담배 피우기는 약과. 일렬로 주차된 차들의 사이드 미러를 남김없이 박살내기도 하는 이 불량청년들은 훔친 휴대폰을 외국인에게 대여해서 얻은 푼돈으로 여관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브레이크 없는 청춘들의 질주가 빚어낸 희망 혹은 절망에 관한 노래.

▶ 제 8회 부산국제영화제,네 멋대로 즐기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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