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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이어온 <스타트랙>의 매력 [1]
김현정 2003-09-26

What is STAR TREK?

‘엔터프라이즈’호 40년의 항해 그리고 뒤집어본 <스타트랙>

<스타트랙> 시리즈가 열 번째 극영화 <네메시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반가운 피카드 선장이 ‘브릿지’ 한가운데 자리잡은 <네메시스>는 낯익은 승무원들과 함께 숙적 로물루스 행성에서 진행된 음모를 파헤치는 영화. 그 자체로는 소박한 SF영화지만, 열 번째 영화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충성스러운 팬들 ‘트레키’들은 환호를 보낼 것이다. 1966년 첫 번째 TV시리즈가 발표된 이후, <스타트랙: 넥스트 제너레이션> <스타트랙: 보이저> 등으로 세대를 거듭했고, 애니메이션과 영화, 소설 등으로 모습을 바꿔가면서 소년들을 사로잡아온 <스타트랙>. 30년이 넘도록 생명을 이어온 이 시리즈의 매력은 무엇일까? SF평론가 박상준이 한눈에 파악하기 힘든 이 오래되고 방대한 시리즈를 정리했다. 그와 함께, 미국의 개척정신과 품넓은 포용력을 과시해온 <스타트랙> 이면의 정치적 의미도 파헤쳤다. - 편집자편집 권은주

박상준/ SF해설가

미국 최초의 우주왕복선이 만들어졌을 때, 행정부가 있는 워싱턴으로 40만통 가까운 편지가 날아든 적이 있다. 물론 그중엔 축하 메시지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우주왕복선의 이름을 ‘엔터프라이즈’호라고 붙이도록 미 항공우주국(NASA)에 압력을 넣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들이었다. 이 극성스런 사람들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모두 ‘<스타트랙> 폐인’들이었다. 물론 엔터프라이즈호는 이 SF연속극의 주인공 우주선이다.

정작 당사자들은 시니컬한 뉘앙스가 있다고 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호칭이라지만, 어쨌든 스타트랙 열성팬을 뜻하는 ‘트레키’(trekkie)는 오늘날 영어사전에도 올라 있을 정도이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도록 그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SF시리즈 스타트랙. 도대체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그토록 장수를 누리며 지지자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걸까?

스타트랙은 스타트랙을 낳고-계보

<스타트랙>은 원래 미국의 텔리비전 드라마 시리즈로 출발했다. ‘스타트랙의 아버지’ 진 로덴버리(Gene Roddenberry)가 기획하고 각본을 쓴 이 시리즈는 1964년 9월에 첫편인 <우리>(The Cage)가 <NBC>를 통해 전파를 타므로써 화려한 출발을 했고(영상 매체에 의한 SF연속극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뒤 수십년간 텔리비젼 드라마는 물론, 극장용 영화시리즈, 만화영화시리즈, 그리고 당대의 내로라 하는 SF작가들이 모두 참여한 소설시리즈로 현재까지 미국은 물론, 전 지구적인 지명도를 누리고 있다. 기본 설정은 23세기의 미래사회 시점에서 먼 우주로 탐사를 떠나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와 그 승무원들의 모험담이라는 것인데, 특히 외계인인 스포크 박사와 엔터프라이즈호의 인기는 대단했다. 또한 제작에 몸담았던 사람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로버트 와이즈,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스타트랙> 연출자 시절을 거쳤다는 것이다.

<스타트랙> 오리지널 시리즈

<스타트랙: 그 다음 세대>

오리지널 TV시리즈

<스타트랙> 오리지널 시리즈는 1964년의 첫 방송 뒤 1966년 9월부터 연속극으로 정규 방송을 시작했으며 1969년 6월까지 모두 78편의 에피소드가 를 통해 전파를 탔다. 이 최초의 <스타트랙>이 3년 만에 끝난 이유는 제작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었는데, 미리 종영을 예고했다가 극성맞은 팬들의 항의전화가 끊이지 않는 바람에 1차 시도는 실패했다. 방송사는 결국 기습적으로 마지막회를 방영하는 게릴라식 전술로 겨우 끝을 맺었다고 한다.

당시의 제작비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일화 한 가지. 오늘날 <스타트랙>을 대표하는 설정 중 하나인 근거리 공간이동(물질전송) 장면은 사실 단거리용 우주선 세트를 만들 여력이 없어서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등장인물들은 낯선 행성에서 임무를 수행하다가 위험에 처하면 아무 때나 모선인 엔터프라이즈호에다 구조요청을 하는 것이다.

‘나를 올려줘!’(Beam me up)

하지만 나중에는 이 물질전송 장치의 아이디어가 과학적 가능성을 따지는 논쟁을 촉발시키기도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상상력의 자극이 된 셈이다.

스타트랙: 그 다음 세대(Star Trek: the Next Generation)

오리지널 시리즈가 종영된 뒤 70년대엔 만화영화로 각색된 시리즈가 선보였고 원작도 각지의 지방방송을 통해 꾸준히 재방영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스타트랙>의 팬들은 계속 늘어났는데, 1987년에 새롭게 시작한 <스타트랙: 그 다음 세대> 시리즈는 그런 추세를 더욱 가속시킨다.

두 번째 <스타트랙> 시리즈의 설정은 전작에서 70년 뒤인 24세기가 배경. 엔터프라이즈호도 새로운 모습으로 재등장하고 승무원들도 새로운 얼굴들로 물갈이되었다. 이 새 시리즈는 장장 7년간이나 이어지면서 광범위하게 트레키들을 양산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스타트랙: 그 다음 세대>에서 눈에 띄는 인물로는 안드로이드인 데이터 소령을 꼽을 수 있다.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인 그는 전자두뇌가 경이로움과 의문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스스로 ‘진화’가 가능하다. 데이터 소령은 등장할 때마다 항상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몰두하면서 인간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인공지능 로봇의 미래상을 거론할 때 모델로 자주 언급되는 캐릭터이다.

그 밖의 시리즈, 극장판, 소설들

<스타트랙 : 딥 스페이스 나인>(Star Trek: Deep Space Nine)은 1992년부터 7년간 이어진 세 번째 <스타트랙> 시리즈이다. 첫 번째 외전이라 할 수 있으며,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제작연대를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발달된 특수효과(SFX) 기술에 힘입어 무척 화려한 그림들을 보여준다.

<스타트랙 : 보이저 (Star Trek : Voyager)>는 1995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기존의 스타트랙 배경과는 전혀 다른 시공간 설정을 채택해서 별개의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보이저라는 우주선이 까마득한 우주 저편으로 날아가버리는 사고에 휘말린 뒤 다시 지구로 귀환하기까지의 여정이 펼쳐지는 내용.

한편 1979년에 처음 발표된 극장판은 수많은 트레키들의 호응에 힘입어 TV와는 별도로 마치 시리즈처럼 계속 제작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스타트랙: 네메시스>는 열 번째로 만들어진 극장판이다.

TV나 극장판과는 상관없이 <스타트랙>의 배경만을 차용해서 독자적으로 집필되는 <스타트랙> 소설시리즈도 이미 100여권을 헤아린다. 예전에 방송되었던 TV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들이 소설로 각색된 것은 물론이고, 영화화되지 않은 스토리들조차 계속 창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작품들 중 몇몇은 국내에도 번역된 바 있다.

▶ 40년을 이어온 <스타트랙>의 매력 [1]

▶ 40년을 이어온 <스타트랙>의 매력 [2]

▶ 40년을 이어온 <스타트랙>의 매력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