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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시티> 6년간의 질문과 해답

“7시30분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지난 연애는 가능하면 빨리 지워버리는 도시. 더이상 이곳에는 <티파니에서 아침을>도 <어페어 투 리멤버>도 없다.”

“뉴욕 30대 남자 중에 우리가 사귈만한 남자들은 더 이상 없어. 줄리아니(전 뉴욕시장)가 홈리스들을 처리할 때 다 같이 쓸어버렸다니까”

지난 1998년, 로맨스에 대한 잔인한 사형선고와 함께 그 시작을 알린 HBO 시리즈 <섹스&시티>가 2004년 드디어 6년간의 긴 질문을 끝냈다. 기획자인 대런 스타는 “이 시리즈가 섹스가 가미된 90년대판 <메리 타일러 무어 쇼>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고 지난 6년간 <섹스&시티>는 단순히 성공한 TV쇼의 위상을 뛰어넘는, 동시대의 여성들의 내면과 외면을 한순간에 변화시키는 ‘빅뱅’에 가까운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그 파장은 맨해튼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았다. 국적 다른 여성들의 목에 캐리의 네임플레이트 목걸이가 출렁거렸고, 주인공들의 아슬아슬한 농담은 몇십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이스라엘의 에후드 바락 전 총리는 재신임을 묻는 선거에서 패하자 “이제 <섹스&시티>를 볼 시간을 좀더 낼 수 있겠다”는 농담을 던졌다.

<섹스&시티>는 <프렌즈>도 <밴드 오브 브라더스> <베이워치>도 아니었다. <프렌즈>처럼 남자친구와 공감하며 함께 웃을 수 없었고, <밴드 오브 브라더스>처럼 테스토스테론을 녹여 무기를 만들지도 않았다. 다양한 가슴크기를 가진 비키니 아가씨들 대신 인종도, 국적도, 직업도, 크기도, 체위도 다양한 남자들이 에피소드마다 바뀌어가며 등장했다. 그렇게 이 에스트로겐으로 가득 찬 맹랑한 시리즈는 오로지 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은밀한 사랑방이었다. 물론 <섹스&시티>는 제목답게 ‘섹스’에 대한 온갖 가지 이야기를 까발렸고,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 뉴욕에 대한 연가(戀歌)를 쉬지 않고 불러댔다. 하지만 초창기 머리색도 성격도 취향도 다른 4종류의 싱글여성들을 전시하는 팬시한 기획상품처럼 보여졌던 <섹스&시티>는, 노골적인 성적 대화들과 발랄한 조크, 파격적인 패션으로 포장되었던 이 캐주얼한 드라마는, 마지막 6시즌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정체가 꽤나 진지한 휴먼스토리임을 드러낸다. 사랑에 대한, 관계에 대한, 인생에 대한 ‘진짜’ 질문을 던지는 <섹스&시티>의 6년을 돌아보며 이 걸출한 시리즈가 남긴 것을, 총 94편의 에피소드들에서 추출한 ‘싱글생활 6계명’과 함께 담아낸다.

“여자가 남자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바로 침대 위야. 만약 우리가 남자들에게 영구히 오럴 섹스를 할 수 있다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꺼야.” _사만다

“들어봐, 심지어 나는 남자친구의 도어맨에게서 이별통고를 받은 적도 있었다니까. ‘미안해요, 홉스양. 조나단씨는 다시는 당신을 만나러 안올꺼예요” _미란다

“누가 저 작은 섬(맨하탄)이 우리의 그 많은 남자친구들을 다 수용 할 만큼 큰 곳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니?” _미란다

“남자한테 ‘난 니가 싫어’라고 하면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섹스를 즐길 수 있지만, ‘난 널 사랑해’라고 말하면 아마 넌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을 꺼야.” _사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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