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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회 맞는 순풍 산부인과 [4] - 캐릭터 14인방

<순풍 산부인과>의 강점, 캐릭터 14인방

에잇! 인간아, 이 인간아

시트콤이란 무엇인가? 이는 일반적으로 30분가량으로, 일관된 등장인물과 배경에, 매회 다른 시추에이션(상황)으로 엮어가는 연속물 코미디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순풍 산부인과>는 시트콤인가? 고정적인 인물만 해도 14명, 10명 가까이되는 '객원' 캐릭터들. 어떤 시트콤보다 많은 출연자들이 등장함에도 누구도 서로 닮아 있진 않은 <순풍…>의 캐릭터들. 아무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영규의 휑한 가운데 가르마를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지는 이유, 홈 시트콤의 평범함과 공식적인 성질을 희생하여 ‘인물 사실주의’ 감각에 호소하는 태도, 이것이 <순풍…>을 단순한 시트콤(Situation comedy)이라기보다 건국 이래 가장 훌륭한 캐릭터 코미디(Character comedy)로 부르고 싶은 이유다.

지명

순풍 산부인과 원장. 다혈질로 조그만 일에 잘 흥분하고 평소에는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용녀 사랑해’가 쓰인 도미노 쌓기, 퍼즐 맞추기 등을 준비할 정도로 로맨티스트이자 이벤트형 남편.

말: “아∼ 그거 무지하게 …하네” “어이∼용녀”라는 말을 자주 쓰며 모든 호칭을 줄여 부른다( 예: 김 간호사- 김간, 황 박사-황박).

버릇: 흥분하면 말을 심하게 더듬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양 집게손가락을 번갈아 흔들며 소리 지른다.

별명: 주로 ‘헐렝이’로 불지만 홍제동의 영국신사, 까불이, 새색시 오 서방, 똘똘이 도련님 등 어느 집단에 속하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 별칭을 만들어낸다.

연애사: 4·19 당시 도망치던 지명을 우연히 화투치던 용녀가 피신시켜주면서 사랑의 포로가 되었다는 설과 한눈에 사랑에 빠진 하숙집 주인딸 상희와 오랫동안 집요하게 구애하던 용녀 사이에서 방황하다 결국 용녀와 가정을 꾸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영규

지명의 사위이자 미선의 남편. 한때 무직·백수 생활을 해오다 학원 영어 강사로 취직했다. 하지만 백수 시절의 ‘쪼잔함’이 여전히 몸 속의 피처럼 돌며 언제 어느 순간이라도 뿜어져 나온다. 먹는 것(특히 광어, 개고기)에 대해 무한한 집착을 보이지만 그것을 경제적으로 누릴 줄 아는 현명한 지혜의 소유자(아래 저서 참조). 얼마 전 주임으로 승진함.

빈번히 사용되는 어구: “아이, 장인어른 줬다 뺏는 게 어딨어요?”

헤어스타일: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숱없는 가운데 가르마.

무기: 방구총

집착: 의문에 대한 콜롬보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집요하고도 끈질긴 탐구력으로 반드시 해결해낸다(예: 방구사건 해결건).

저서: <내가 알아야 할 모든 영어는 영규에게 배웠다>, <공짜로 술과 밥을 즐기는 101가지 사례를 통한 연구 보고서>

창훈

의사. 기본적으로는 엉뚱하지만 순수하고 착한 성품의 소유자. 학습에 있어서 천재적이라 화투, 요리, 끝말잇기 등 한번만 해보면 거의 고수의 경지에 이른다.

취미: 주로 남을 관찰하길 좋아하며 관찰중에 그 사람의 행태적 특징을 파악해서 꼭 실험에 옮긴다. 요사이 연구대상은 오중이, 벌써 두 가지 이상의 결과를 선보였으며 시집 못 가는 태란에 관해서는 ‘분석! 오태란, 이성과의 좀더 효과적인 교재를 위한 분석 및 제고’라는 논문을 발표 하였다.

연애: 현재 8살 연하 혜교와 열애중. 얼마 전 100일을 맞았다.

용녀

지명의 아내.‘인테리어’를 ‘인테리’라고 발음하면서도 그것이 틀린 줄 모르는 귀여운 무식함의 결정체. TV 연속극 보면서 매일 울 만큼 감성이 풍부하고 소녀 취향이며 낭만적인 이벤트를 좋아한다.

비디오: <캔디캔디>를 전편 마스터함.

입에 달고 다니는 말: “아이, 몰라몰라몰라” “미선아∼ 우리 심심한데 고스톱이나 치자”

컴플렉스: 비록 의사남편을 둔 덕에 신분상승(?)을 꽤하긴 했지만 교양있고 유식한 남편의 친구부인들에게 심한 콤플렉스를 앓고 있다.

미선

박미선 삼행시: 박- 박영규 마누라, 미- 미달이 엄마, 선- 선우용녀 딸.

사랑: 과외선생님이었던 영규와 결혼해서 결혼식도 못한 채 사글세, 월세방을 전전하며 살다 친정으로 들어왔다. 가끔 동네 수영강사나 조깅에서 만난 남자, 야쿠르트 돌리다 만난 남자 등에게 끌리기도 하지만 영규에 대한 지극한 신뢰와 사랑만큼은 변함이 없다.

말: ‘이 지지배…’의 빈번한 사용.

태란

지명의 둘째딸, 의사. 나이에 비해 순진해서 잘 속고 거절을 못하는 성격으로 착하지만 뚜렷한 매력이 없단다(창훈의 논문 참조).

별명: 큰알(太亂)

연애: 찬우와 미국 가기 전 조금 사귀었는데 지금은 너무 이상하리만큼 잊고 잘 산다. 순풍이니까…. 이후로도 선만 죽어라고 보지만 장진과 이별 뒤 아무런 성과가 없다.

말: ‘어휴∼’

혜교

지명의 막내딸.

혜교에 대한 몇 가지 선입견: 아직 어리다. 단순하다. 덜렁댄다. 통통하다. 사치스럽다. 지적이지 못하다. 재치가 없다. 노는 것만 좋아한다. 잘 운다. 아이들을 싫어한다.

오중이 혜교에게 남긴 명언: “만담 선수로는 고춘자 장소팔 다음으로 혜교일걸?” 일단 말을 시작하면 쉼표, 따옴표 없이 속사포처럼 쏟아낸다.

남자친구: 곽현식이 물질공세로 밀어붙일 때도 래원이의 자상함 앞에서도 그저 도도하기만 하던 혜교, 창훈 앞에 무릎꿇다.

별명: 미달이가 부를 때는 궁뎅이, 이 선생이 부를 때는 작은 알, 미선이가 부를 때는 짜증여왕.

미달

이 땅에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변이 어린이 캐릭터. 못생기고 까맣고 성격 안 좋고 돈 좋아하고 먹는 데 집착하고(유전임) 힘세고 잔머리 잘 굴린다. 하지만 번번이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헛똑똑이.

이름에 대한 오해: 키 미달, 점수 미달의 ‘미달’이 아니고 ‘아름다움에 이른다’의 미달(美達)임.

질병: 마음속에 불이 있는데 그걸 끄려면 평생이 걸릴지도 모른다.

사랑: 한때 의찬이를 열렬히 추앙했으나 이제는 남자에 관심없이 독립적인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밥, 돈)을 위해….

오중

신의 실수로 남자로 태어난 남자, 아니면 축복으로 그 모든 기능을 부여받은 혜택자. 요즘은 좀 과격해졌지만 알뜰하게 살림도 잘하고 터프한 매력도 있다.

의학적 특징: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토끼모양 종기의 소유자.

행태적 특성: 2인자 스타일, 남이 먼저 하면 따라하고 오히려 더욱 오버하지만 절대로 먼저 나서지는 않는다.

말: ‘인간아∼’ ‘지가 개코나 뭘 안다고’ ‘에이씨…’.

별명: 오징어맨, 오징어 마스크, 요리왕 오중.

여자: 미국으로 유학간 소연의 명목상 애인이지만 영란의 집요함을 끔찍해 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면 영란과의 쫓고 쫓기는 사이를 즐기는 것 같다.

의찬

어른스럽고 똑똑하고 바른 어린이. 아빠 없는 서울하늘 아래 피 한 방울 안 섞인 아저씨들과 잘도 지낸다. 순풍이니까….

정배

순풍에 등장하는 아이들 중 가장 순지하고 아이답다. 지명을 ET로 믿고 있다.

버릇: 이마를 치며 ‘맙소사’, 조금만 놀라면 기절하기.

장기: 혀로 꽃모양 만들기.

영란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하며 세상사에 무관심하지만 빵과 오중에게 보이는 집착은 거의 광적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 빵을 둘러싼 악운이 겹치는 사건 발생 이후부터 빵을 먹지 않게 되었다.

사랑: 웃음이 많은 여자들에게서 받는 사랑이 이보다 더 황홀할까? 오중에 대한 허 간호사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하늘을 감복시킨다.

괴력: 깡마른 체구이지만 힘은 김 간호사를 능가한다.

특기: 기공 마사지, 뜨개질, 손가락 사이로 볼펜 옮기기 등 못하는 게 없다.

김 간호사

통칭 김간. 남자 같은 말투와 걸음새, 온동네에 쌍절봉을 휘두르고 다니지만 의외로 겁이 많다.

가족들: 아버지와 오빠가 있는데 온 집안이 과격하여 만나면 서로 치고박는 게 그들만의 인사법이다.

결혼: 연하의 표 간호사와 ‘청춘의 덫 패러디’ 사건 이후 결혼에 골인했다.

취침시 의상: 꽃무늬 잠옷에 미니마우스 머리띠.

원장과의 관계: 상당히 나빠 보이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오묘한 관계.

말: “원장님!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표 간호사

통칭 표간. 터프한 김간과 달리 여성적이고 소극적이다.

그만의 반항법: 원장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여 반항을 결심한 표간. 그 반항법도 참 대범하다. 원장 설교할 때 표시 안 날 정도만 다리꼬기, 뒤따라오라고 하면 앞서가기, 술자리에서 원샷하라고 하면 거의 원샷하고 조금 남기기. 술잔 두손으로 받으라고 하면 한쪽 손 애매하게 걸치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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