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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어디서 하세요?] 4. 만화가 정우열의 작업실
이화정 사진 오계옥 2009-04-28

빨간머리 앤의 다락방을 연상시키는 <올드독>의 작가 정우열의 용인 작업실. 복층의 빌라에서 그는 작업과 주거를 겸한다. 도대체 어디부터 눈길을 줘야 할지 모를 정체불명의 물건들이 여기저기 가득하다. 빛바랜 <르네상스>와 <댕기>의 과월호, 책장을 가득 차지한 재미난 장난감들, 어디서 구했을까 싶은 진귀한 소품들, 그리고 올드독의 그림 모델이 된 폭스테리어 ‘소리’와 ‘풋코’의 사진들까지(함께 살지만 이날은 잠깐 다른 곳에 외출 중이었다). 이 작은 구성물들은 하루아침에 세팅이 불가능한 세월의 부산물이다. “여기서만 벌써 5년째 지내고 있어요. 보통 작가들의 작업실이 홍대에 많은데 전 홍대가 번잡스럽더라고요.”

분당과 용인의 경계선. 수영장이 딸린 구청문화센터가 주변에 있는 한적한 이곳에 그는 정이 들 대로 들었다. 작업은 모두 이곳에서, 당연히 외출은 꼭 필요할 때만 하는 분신 같은 공간이다. 그럼에도 그는 ‘올드독’답게 불평을 먼저 한다. “보기엔 좋은데…”라며, “지붕 바로 아래라 여름엔 너무 더워 에어컨을 내내 틀어둬야 하고, 통창이라 겨울엔 외풍도 만만치 않아요” 같은 생활인의 고민. 그래도 그는 당분간 이곳을 떠날 계획이 없다. 얼마 전 18살로 생을 마감한 몰티즈 잡종 ‘봄비’. 나이가 들어 까탈스러워진 그 개를 보면서 도인 같고 능구렁이 같은 올드독의 성격을 만든 것처럼 그는 두 마리 개와 함께 지내는 이 공간에서 올드독의 성격을 더 풍성하게 보태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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