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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어디서 하세요?] 7. 배우 공효진의 풀밭
이화정 사진 오계옥 2009-04-28

“제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벽과 천장이 없는 공원. 공효진의 선택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그녀에게서 언뜻 기대하기 힘든 곳이었다. 집 공개가 힘들다면 자주 찾는 청담동의 클럽이나 카페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짐작하던 터였다. “세상에서 옷이 제일 좋았는데 요즘은 자연이 좋아졌어요. 돈을 들어서 사는 게 아니라 언제든 가서 볼 수 있는 것들이요.”

꽃이 있고 풀이 있고 새소리가 들리는 공원은 요즘 공효진에게 편안함을 주는 맞춤형의 공간이다. 도산공원, 한강공원, 서울숲에서 산책도 하고 조깅도 하고 또 책도 읽는다. “배우다 보니 공공장소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런 공간을 좋아하지만 넉넉하게 누릴 수 없는 것들이죠.” 촬영을 하지 않는 여유 시간이 생기면 낮이어도 밤이어도 그래서 부러 공원을 찾는다. “여긴 뭘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공간이에요. 아무 생각없이 걷는 거죠. 일종의 멍 때리는 곳이에요.”

지금까지의 세련되고 당찬 공효진 대신 그녀는 이 공간을 통해 자신 안에 찾아온 변화,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고 싶다. “트렌디한 공효진 말고 좀 편해지고 여유로워진 이런 마음이 제가 앞으로 연기할 역할에도 반영됐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제가 클럽을 안 간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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