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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소년의 호기심, 전사 쇼쇼의 냉정 사이, <천사몽>의 이나영

인간 이나영 | “저기요.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요?” 당황스럽다. 이렇게 멀쩡히 예쁜 배우가, 그 큰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난 당연히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 같아요….” 집 한켠에 고등학교 지구과학, 생물책을 버리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늘 엉뚱하고 괴상한 상상을 즐긴다는 이나영(22). 그러고보면 드라마 <카이스트>의 호기심 가득한 천재소녀 캐릭터도 영 뜬금없어 보이진 않는다. “이런 얌전한 옷은 답답해요.” 보기엔 예쁘기만 한 화사한 봄 드레스가 그에게는 영 불편한 듯싶다. 조금 뒤 매니시한 바지정장으로 갈아입고 나서야 맨발로 스튜디오를 헤집고 다닌다. “싫고 좋은 게 얼굴에서 티가 난대요. 안 내키면 같이 밥도 못먹는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굳이 고치고 싶지도 않아요. 일 때문에 그렇게 맞춰살다보면 어느 순간, 참 서러워질것 같거든요.” 때론 세상 모든 게 다 궁금한 일곱살배기 소년의 호기심으로, 때론 당황스러울 만큼의 솔직함으로 인간 이나영은 한순간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을 지녔다.

배우 이나영 | <천사몽>은 이나영이 여명과 찍은 전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SF영화다. TV와 CF의 인기에 한껏 부풀어 주인공역을 탐냈을 만도 한데 그는 굳이 조연에 불과한 전사 쇼쇼를 택했다. “제가 아주 연기를 잘하는것도 아니고 주연, 조연 따져서 시나리오를 본다는 게 우습죠. 그리고 쇼쇼는 누구라도 욕심냈을 역인걸요.” ‘여’전사라는 수식어보다 날 때부터 그냥 ‘전사’였던 쇼쇼는 감정표출이 거의 없고 냉정하리만큼 완벽함을 추구하는 중성적 느낌의 캐릭터다. “촬영이 힘들었다기보다는 쇼쇼를 소화해낼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어요. 저조차도 일단 ‘여자가 하는 액션연기는 어설프다’라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아무리 TV프로그램에서 운동선수 못지않은 유연함과 민첩함을 보였던 이나영이라고 할지라도 “엉덩이가 먼저 떨어지는” 여자라는 신체적 결함(?)때문에 자신의 액션연기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결국 <매트릭스> 비디오를 보고 또 보고, 몇달간 온몸 멍들게 무술연습을 한 끝에 비슷하게나마 쇼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연기 잘한다, 이런 말은 바라지도 않아요. 그저 ‘이나영 쟤, 가능성 있네’라고 봐주시면 고맙죠.”

드라마에서는 늘 가난하고 얌전한 역으로, CF에서는 늘 화려하고 예쁘게만 나왔지만 정작 이나영이 하고 싶은 캐릭터는 <미술관 옆 동물원>의 춘희같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역할이나 <책상서랍 속의 동화>의 순진한 시골여자 같은 역할이다. “TV에도, 영화에도 예쁜사람은 너무 많잖아요.”

그녀의 가방 안 | 고운색의 핸드백 대신 늘 조그만 등을 덮고도 남을 만큼 큰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이나영. 어학에 욕심이 많아서 그녀의 가방 속은 영어며 일어, 이런저런 어학책들로 한짐이다.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바빠서 보지도 못할 거면서 늘 들고다녀야 안심이 되네요.”

이곳에서…, 잃다 |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뭐하니, 물었더니 “카드 사고 있어” 하더라고요. 그래, 그맘 때쯤은 나도 카드를 샀었지. 잃어버린 것요? 평범하고, 지극히 당연한 일상 같은 것.

이곳에서…, 얻다 | 저는 사람복이 많은가봐요. 일하면서 너무 좋은 인연들을 얻었거든요. 동료나 선배들뿐 아니라 처음 <에이미>라는 영화찍었던 일본제작사 분들과는 ‘파파’, ‘그랜드파파’ 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요. 그리고 또 얻은 것. 음… 나도 미처 몰랐던 내 모습과 만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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