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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면죄부 논란에 대처하는 영리함

<신서유기>

장기하와 얼굴들의 <우리 지금 만나>가 깔린다. 나영석 PD가 탑승한 콤비버스에 차례로 올라타는 사람들은 그의 옛 동료들, <해피투게더-1박2일>의 전 멤버들이다. 이승기, 강호동, 은지원, 그리고 도박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키고 자숙 중이던 이수근. 이들이 함께할 프로젝트는 중국 고전 <서유기>를 패러디한 웹 예능물 <신서유기>다.

tvN과 네이버가 합작해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볼 수 있는 <신서유기>는 글을 쓰는 시점에 이미 조회수 1500만회를 바라보는 대성공을 이루어냈다. 나 PD 특유의 여행, 미션, 그리고 벌칙으로 이어지는 진행 코드는 여전하다. 손오공을 이수근으로 정하고, 머리에 금고아를 씌운 후 저주파 치료기를 부착해 작동 권한을 삼장법사에게 준다는, 코믹하지만 의미심장한 설정에 이어지는 첫 미션은, 손오공의 고향인 서안에서 바로 그 삼장법사를 정하는 것이다. 웹 콘텐츠라는 태생과 목적에 맞게 모든 에피소드의 상영시간은 10분 내외다.

인터넷 방송이 처음인 강호동은 1, 2화에서 “인터넷으로 하면 욕 안 들어먹는다고?”를 볼 빨간 표정으로 되풀이하고, 화면에는 ‘욕은 당연히 먹고 시작하는 거구요’라는 자막이 깔린다. 손오공 이수근을 앞세운 서유기의 동료들이 해내는 TV판 아케이드 게임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에는 나 PD 세대 최고 인기 만화였던 <드래곤볼 Z>가 기다리고 있다. 예의 드래곤볼 7개를 찾아내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면죄부로 읽힐 수 있는 출연자와 구성을 재료로 충분히 유쾌하게 방송에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특급 PD와 연예인들이 만들어내는 웹 콘텐츠라는 의미와 함께 <신서유기>의 고민과 영리함을 대변해주는 부분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