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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의 TVIEW] <원나잇 푸드트립> 1박2일간의 먹부림

<원나잇 푸드트립>

한 10년쯤 되었을까. 일본 오사카, 도쿄 등지로 금요일 밤에 출발해 1박2일로 돌아오는 소위 밤도깨비 여행이 유행이었던 때가 있었다. 시간은 있고(또는 없고) 돈은 없는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들을 타깃으로 한 여행상품이었는데, 일본에 도착하면 체력은 바닥이었지만 돈코쓰 라멘, 가쓰돈 등을 하루 종일 흡입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올리브 채널에서 시작한 1박2일간의 먹부림, <원나잇 푸드트립>이 방송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타이와 베트남, 일본, 대만. 즉 방콕의 디저트 여행, 하노이의 쌀국수 여행, 도쿄의 스시와 라멘, 타이베이의 소룡포와 조식 여행. 스테파니 리, 박나래, 유재환, 이연복이 함께한 이 먹방 여행은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여권과 원나잇 푸드키트가 함께한다. 내용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음식 이름을 나열하는 쪽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대만의 우육면, 소룡포, 일본 쓰키지 시장의 초밥, 우니동, 다마고야키, 하노이의 바나나튀김, 연유커피, 타이의 초콜릿 칠리 밤. 한 그릇을 먹을 때마다 ‘dish clear’가 선명한 도장을 받고, 나름대로 도장 개수를 놓고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다음 회 출연을 위해서. 네 나라의 다양한 음식이 쉴 새 없이 나오는 것만으로 일단 눈과 귀가 즐겁다. 나도 여러 번 가본 하라주쿠 캣 스트리트의 다코야키도 반갑다. 하지만 조금 더 이 방송이 친절하다고 느끼는 것은, 1박2일 여행의 시선이 보다 여행자의 그것과 닮아 있다는 데 있다. 출발부터 좌충우돌하고, 모처럼 찾은 맛집의 줄이 빌딩 한 바퀴를 돌아 있어 들어가지 못하고, 일정이 꼬이는 가운데에서도 길거리에서 우연히 찾은 음식의 맛이 그 피로를 날려버린다. 바쁘니까,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까, 대리만족이라면,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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