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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이다혜 2023-07-31

<명탐정의 제물>을 수식하는 이력은 매우 화려하다. 제2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역대 최다 득표, 2023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23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등이 그것이다. 1990년생으로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로 데뷔한 시라이 도모유키의 <명탐정의 제물>은 1978년 11월18일, 남아메리카 가이아나 공화국에서 신흥종교 신도 1천여명이 집단 사망한 인민사원 자살사건을 둘러싼 추리극을 보여준다. 실제로 같은 날짜에 있었던, 짐 존스가 이끄는 인민사원 자살사건을 연상시키는 설정이지만 “이 소설은 픽션이며 실재 인물 및 단체와는 일절 관계없습니다”로 시작한다.

<명탐정의 제물>의 주인공은 탐정 오토야 다카시. 그에게는 아리모리 리리코라는 뛰어난 조수가 있다. 뛰어나다 못해 오토야를 뛰어넘는 추리를 보이는 인물. 종교 집단 관련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리리코가 인민사원에 대해 알아보러 해외로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되자 오토야는 르포라이터이자 리리코의 지인인 노기 노비루와 함께 리리코를 찾아 나선다. 가이아나 공화국에 위치한 조든타운에 들어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자마자 노기는 총을 맞아 사망하고, 오토야는 리리코와 함께 조든타운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끔찍한 죽음의 진상을 해결하는 일에 나선다.

1978년 11월15일부터 (집단자살사건이 일어나는) 18일까지 조든타운에서 벌어지는 일이 소설의 두툼한 중반부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기나긴 ‘종언’이 이어지는데, <명탐정의 제물>이 일본 미스터리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아마도 이 촘촘함에 있을 것이다. 오토야와 리리코를 소개하는 ‘전일담’에서부터 깔아둔 설정은 빠짐없이 회수되며, 심지어 회수 방법도 꼼꼼하기 그지없다. ‘가능한 경우의 수’를 하나씩 검토하고 제해나가며 사건의 진상으로 향하는 ‘종언’ 장의 추리극과 그 진상은 장엄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