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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도 리콜이 되나요?<공각기동대>
2002-08-01

anivision

한해 제작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은 출판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될 수 있는 확률이 제일 높은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수많은 공모전과 인기투표, 단행본 출간 등 수백, 수천대의 경쟁률을 뚫은 인기작만이 누리는 권리이긴 하지만 연재 도중에도 어느 정도 인기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거의 어김없이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작업이 진행되는 환경은 문화 콘텐츠상품의 기반으로서 ‘만화’가 넘칠 정도로 제작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인기 만화는 인기 애니메이션이 되기 위한 조건일 뿐 실제로 원작만화의 재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평면상의 만화를 입체인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분위기가 돌변하는 경우도 있고, 한정된 시간 속에 많은 원작 속의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스토리가 엉망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모든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작품을 제작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나 자금, 스탭들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팬들이 가지는 일정 수준을 충족시키기는커녕 원작 인기에 누가 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1976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연재되고 있는 일본 순정만화의 대표작인 미우치 스즈에의 <유리가면>은 TV와 OAV로 2번이나 애니메이션이 제작됐지만 둘 다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들으며 참패하고 말았다. 이외에도 어린이용 액션 히어로물이 돼버린 <데빌맨-TV판>이나 원작의 퀄리티를 쫓아가지 못했던 <바스타드>나 <베르세르크>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원작과는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우수한 제작환경 덕분에 전혀 새로운 팬층을 창출하는 경우도 있다. <루팡 3세 가리오스트로의 성>이나 <기마구레 오렌지 로드> <공각기동대> 등이 그 사례들. 특히 1995년 공개 이후 기록적인 비디오 판매수량, <제5원소>나 <매트릭스>와 같은 다양한 영화의 이미지 등에 차용 등 재패니메이션의 세계 진출의 단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는 그 작품의 흥행으로 가지는 무게감 덕분에 목소리가 작아지긴 했지만 원작자인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 때문에 골수 팬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들이 쏟아져 나왔다(솔직히 오시이 감독은 이전의 <우르세이 야쯔라>나 <패트레이버>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원작 분위기 망치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만들어진 작품에 실망한 원작의 팬들은 그 작품이 다시 한번 애니메이션화 되길 바라지만 그 순번이 돌아온다는 것은 앞서 인기 만화가 애니메이션이 되기보다 더 힘들 때가 많다. 하지만 올해 10월이면 ‘시로 마사무네’ 팬들의 하소연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 같다. 일본 스카이퍼펙트 위성방송의 유료애니메이션 채널인 ‘ANIMAX’에서 <GHOST IN THE SHELL:STAND ALONE COMPLEX>란 제명으로 <공각기동대> TV시리즈가 시작될 예정이다.김세준/ 만화 애니메이션 칼럼니스트 neoeva@hite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