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호노카는 휴일을 싫어한다. 연애를 쉰 지 벌써 1625일째, 프리랜서로 순정소설 기획에 한창이던 호노카는 기획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중 휴일고(苦)에 시달린다. 엄마의 강권으로 맞선을 본 호노카는 너무 시원하게 벗겨진 머리에 멍멍이 티셔츠를 입고 나온 맞선남에게서 “없던 일로 하자”는 충격적인 말까지 듣는다. 모처럼 재회한 옛사랑은 다른 여자에게 가버린다. 호노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중얼거린다. “진심으로 좋아했던 상대와 헤어지고, 새로운 사랑은 찾아오지 않고, 인간관계는 가혹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도 보답은 없고, 인간관계는 가혹하고, 상처입고, 상처주고, 잃어버리고, 그런 일들이 없는 세상으로 가고 싶어.” 호노카에게는 모든 것이 회색빛으로만 보인다.
순정만화이긴 해도, <소소한 휴일>은 사랑보다는 누군가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녀는 매일 숫자를 센다. 연애 휴일 며칠째더라, 오늘 은행에 남은 잔고는 얼마더라. 우여곡절 끝에 순정소설의 연재를 시작하지만, 편집자가 요구하는 ‘섹스어필’은 이제 기억 속에 가물가물하다. 엄마가 한마디 하면 하루종일 목에 생선가시가 걸린 것처럼 불편하다. 심지어 스트레스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못되게 구는 자신을 발견한다. 남들 눈에 ‘노처녀’로 보이는 나이가 되어 싱글로 산다는 것의 소소한 고민들을, <소소한 휴일>은 다정다감하게 보여준다.
“아자, 아자!” 하는 구령만으로 인생은 밝아지지 않는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는 게 좋다. 이 모퉁이를 돌아도, 저 모퉁이를 돌아도, 드라마에서는 잘도 ‘우연히’ 부딪치던 재벌 2세는 이상하게 나만 피해가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한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소한 휴일>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호노카가 연애의 감정을 결국 발전시키게 되는 대상은 순정소설의 편집자로, 빈틈없이 안경을 끼고 단호하게 호노카 글의 흠을 잡는 야마모토다. <소소한 휴일>은 3권까지 발간되었지만 호노카의 연애휴일은 2160일째 맹렬하게 진행 중이고, 제대로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당신처럼, 호노카는 운동하랴, 짬을 내 공부하랴, 일을 하랴 바쁘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얼굴을 달아오르게 하며 혼자 실실거리고 미소짓게 하는 연애의 달콤함은, 언제나처럼 인생의 보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