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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과 프리메이슨을 둘러싼 음모
이다혜 2007-04-05

<운명의 서> 브래드 멜처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운명의 서>를 쓴 브래드 멜처의 팬 목록에는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이 있다. 그 덕에 멜처는 대통령 암살기도사건 8년 뒤 재선에 실패하고 일반인으로 돌아간 전 대통령 매닝을 보좌하는 인물이 겪는 스릴러인 <운명의 서>를 쓰면서 그 전 대통령들의 도움을 받았다. 멜처는 코끼리처럼 큰 에고와 모양만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를 달고 있는 전직 대통령들의 일상을 흥미롭게 노출하는 동시에 <다빈치 코드>와 <내셔널 트레져> 이후 전세계인의 상식이 된 프리메이슨을 끌어들여 <운명의 서>를 완성했다.

주인공 웨스는 대통령 매닝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대통령 암살기도사건에 휘말려 얼굴에 총알을 입었다. 이후 얼굴 근육이 일부 죽었지만 매닝은 재선에 실패한 뒤에도 그를 곁에 둔다. 그런데 사건이 8년 지난 어느 날 웨스는 암살기도 때 사망한 인물이 살아 있음을 알게 되고, 진위 여부를 파헤치다가 보안기관 사람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암살기도 때 웨스의 얼굴에 총알구멍을 낸 범인이 정신병원을 탈출했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이후 시체는 늘어가고, 수수께끼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아군과 적군을 판별하는 일은 점점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숨가쁜 교차편집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운명의 서>는 프리메이슨과 관련된 음모에 최고권력자 곁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치밀하게 두뇌싸움을 하는 모습, 그리고 정보를 둔 어둠의 거래가 스릴러라는 장르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