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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이 마모루의 살아 있는 시체 미학
이다혜 2008-04-24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오시이 마모루 / 황금가지 펴냄

<공각기동대> <인랑>을 연출한 오시이 마모루가 쓴 장편소설. 이연걸 주연의 <키스 오브 드래곤>의 크리스 나혼이 감독하고 전지현이 주연 사야를 맡은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은 미와 레이(이 이름은 오시이 마모루의 대학 시절 필명이기도 하다). 전공투 활동이 극에 달했던 1969년 4월28일, 고등학생 활동가 레이는 시위 대열을 이탈했다가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전형적인 여고생의 교복을 입은 한 소녀가 커다란 일본도를 들고, 형형한 눈빛을 빛내고 서 있었던 것. 외국인 남자 두명이 사야라고 불린 여고생과 같이 있었는데, 레이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구급차에서 깨어난다. 그날 이후, 레이는 피를 빨린 채 죽음을 맞는 학생들의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린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전공투 세대였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젊은 날을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공포소설이다. “왜 사람은 시체를 처리하려 하는가, 그것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둘 필요가 있어. 실제로 인간의 역사는 시체의 처리를 둘러싼 싸움의 역사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말이지.” 오시이 마모루는 인간의 육신에 대한 의혹, 인간성에 대한 의문, 전쟁과 살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풀어가면서 살인 집행자와 시체 회수자의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전공투 시대와 흡혈귀가 맞물려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섬뜩한 아름다움이 주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