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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금(禁) 조치’에 빛나는 전설의 문제작
이다혜 2008-05-22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옌롄커/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당신의 그 하얀 피부와 매끈한 얼굴, 날씬한 몸매와 가는 허리, 탱탱하게 솟은 가슴과 하얀 치아, 큰 눈, 가는 허벅지와 걸을 때마다 씰룩거리는 엉덩이로 이 혁명 전사를 낚을 수 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사단장도 마찬가지야. 백전노장의 혁명가이자 영웅이며 고급 간부인 그가 어떻게 이런 여자를 얻을 수 있었단 말인가?” 중국 문화대혁명 즈음, 인민해방군의 모범병사이자 규율의 화신인 우다왕은 분노를 금치 못한다. 사단장의 전속요리사가 된 그의 눈앞에 등장한 사단장의 젊은 아내 류롄 때문. 사단장이 집을 비운 뒤 류롄의 유혹은 강도를 더해가자 우다왕의 갈등은 극에 달한다. 사단장과 사단장의 가정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것일진대, 그러기 위해서는 스물여덟살 원칙주의자 우다왕이 서른두살 사단장 아내의 애정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2005년 봄 중국 광둥성 격월간 문예지 <화청> 3월호에 삭제본으로 발표되었음에도 중앙선전부의 긴급 명령으로 초판 3만부가 전량 회수, 폐기되고 향후 출판·홍보·게재·비평·각색을 할 수 없는 이른바 ‘5금(禁) 조치’를 당했던 화제작이다. 우다왕의 갈등과 류롄의 뻔뻔하고 도발적인 각종 요구사항은 혁명의 언어와 섹스의 언어를 절묘하게 교합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