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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범죄자>
김송희 사진 오계옥 2018-04-17

<범죄자> 오타 아이 지음 /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펴냄

한산한 역 앞 공원 분수, 일용직으로 일하는 18살 슈지는 클럽에서 만난 여자 아렌과 약속을 잡고 기다리는 중이다. 주변에는 중년 남성, 여대생, 주부, 노부인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때 검은 헬멧에 에나멜 코트를 입은 남자가 나타나 회칼을 휘두르고, 무차별 살인사건에 4명이 목숨을 잃는다. 마약에 취한 범인은 사건 직후 사망하고, 겨우 목숨을 건진 슈지는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도망쳐, 열흘 동안 살아남으”라는 경고를 받는다. 죽은 줄 알았던 범인은 계속 슈지의 목숨을 노리고, 형사 소마와 프리라이터 야리미즈가 슈지를 돕는다. 드라마 <트릭2> <파트너>의 각본가 출신 오타 아이의 <범죄자>는 방대한 분량으로 거대한 조직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방송국, 정치가, 대기업, 의료업계, 경찰조직 등 사건이 벌어지는 다양한 조직에 대한 묘사가 생생해서 발로 뛴 작가의 성실함이 느껴진다. 1권당 700페이지, 총 2권. 분량의 압박이 있지만, 일단 첫장을 펼치면 사건을 차근히 따라가는 게 어렵지 않다. 주요 인물을 3명으로 좁혀놓고 피해자 스스로 살인사건의 배후를 조사해나가는 구성을 취한 덕분이다. 주인공인 슈지가 외톨이라는 것과 소마 형사 역시 경찰조직에서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설정 역시 몰입을 더한다. 경찰이 주인공임에도 조직으로부터 배척당하는 인물이라 정보 수집은 탐문부터 시작해야 하고, 독자 역시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로 진실에 가까워지며 감정을 이입할 수 있다. 미시적 사건에서 시작해 사회문제를 환기시키는 미스터리 구조는 미야베 미유키가 떠오르는데, 여타의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과 달리 ‘범죄자’ 본인이 사건에 직접 개입해 물리적인 폭력을 일으킨다는 점도 이 소설만의 특이점이다. 안면 조직이 괴사하는 멜트페이스증후군, 바실루스f50 바이러스, 대기업의 유아용 식품 프로젝트와 정부의 출생률 끌어올리기 정책 등 서로 무관한 것처럼 보이던 파편들이 무차별 살인사건과 접점을 그리는 순간, 독자는 다시 한번 극적인 파동으로 끌려들어간다.

아웃사이더

“협조성이 부족하다는 뜻.” 협조성이 부족하다. 그것이 야리미즈와 자신의 유일한 공통점일지도 모른다. 소마는 그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차리고 희미하게 쓴웃음을 지었다. 소마가 조직에서 사람들의 눈밖에 났다는 것을 야리미즈는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어제 이맘때 지금 가도 되겠느냐고 오년만에 전화했을 때부터.(상권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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