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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프린테라>
김송희 사진 최성열 2018-05-22

<프린테라> 소현수 지음 / 캐비넷 펴냄

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SF소설이 일반 독자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장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축조해낸 세상을 ‘원래 있는 것’으로 차치하고 읽어야 하니 입문 독자들에게는 다소의 공부가 필요할 수 있다. 반면 <프린테라>는 밀리터리 SF소설을 한권도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도 얼마든지 첫장부터 바로 따라갈 수 있는 소설이다. 먼 미래의 프린테라라는 행성과 야후라는 낯선 종족, 처음 들어보는 전투 기술 등이 익숙한 공식 속에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인구 폭증, 식량난, 자원 고갈 등 조만간 지구에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를 소설은 시작하자마자 펼쳐놓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과학자들은 우주개척사업을 시작하고 지구와 유사한 환경의 프린테라라는 행상을 개발하기로 결정한다. 개척군을 프린테라로 강하시키지만 행성에는 야후라는 괴상한 토착종이 살고 있고, 강인하고 포악한 야후 조직을 토벌하기 위해 초인부대 오시리스가 파견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공격으로 부대원들이 전멸하고, 혼자서 1년 후 깨어난 진은 자신이 유전자 조작으로 더 강인한 전사로 태어났다는 설명을 듣는다. 괴생명체 야후의 유전자 조작으로 살아남은 주인공의 모습까지 읽고 나면 여러 영화들이 떠오른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들은 물론이고 외계 종족과 싸우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판토라 행성에서 링크룸을 통해 나비족에 투입되는 <아바타>(2009)까지. 이처럼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 속 장면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SF소설로서 <프린테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육체를 얻었지만 여전히 인간성 깊숙이 내재하고 있는 폭력성과 다양한 욕구, 그럼에도 인간으로서 놓지 말아야 할 최후의 보루인 타자에 대한 공감까지. 첫장에서는 단순하고 평면적으로 보였던 주인공 진이 점차 인간적으로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크다.

새로운 행성

야후는 신대륙의 도도가 아니었다. 다음 순간 뭐랄까. 한편의 고어영화가 상영되기 시작했다. 야후의 손가락 끝에서 낫처럼 휘어진 손톱이 불쑥 튀어나왔다.(야후의 손톱은 평소엔 안으로 접혀 들어가 있다.) 동시에 과학자의 손이 깨끗하게 잘려 나갔다. 그것을 신호로 뒤쪽에 있던 야후들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탐사대를 향해 달려들었다. 손목을 붙잡고 비명을 지르는 과학자 곁에 서 있던 카메라맨은 놀라서 카메라를 떨어트렸고, 카메라는 마침 적절한 위치에 떨어져 그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끔찍했다. 흐느적거리며 천천히 손을 뻗던 처음 그 모습과 달리, 야후들의 힘과 운동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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