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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 도서 -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이다혜 사진 백종헌 2022-03-22

리보칭 지음 / 허유영 옮김 / 비채 펴냄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에, 현대 타이완에 살아가는 셜록 홈스와 왓슨을 보탠 뒤, 호숫가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사건을 시작한다. 무대는 특급 호텔 캉티뉴스. 2016년 1월1일 금요일 새벽 6시28분. 캉티뉴스 호텔 뒤 호숫가 산책로에서 총에 맞아 죽은 듯한 남성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긴급신고센터에 접수된다. 피살자는 캉티뉴스 호텔 사장이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접한 사건 때문에 현장에 가게 된 검사는 불만이 대단하다. 그는 경찰국으로 공문을 보내는데, 그가 언급하는 이름이 하나 있다. 푸얼타이. 한자로 ‘푸얼모쓰’는 셜록 홈스를 중국식으로 음역한 이름이며 ‘푸얼타이’는 볼테르를 중국식으로 음역한 이름이다. 셜록 홈스처럼 명석한 추리력을 갖춘 탐정 캐릭터가 바로 푸얼타이인데, 그는 공교롭게도 살인 사건 전날인 12월31일에 캉티뉴스 호텔에 있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웨이즈가 캉티뉴스 호텔에서 약혼식을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일이 되도록 푸얼타이는 웨이즈의 약혼식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도 못하며, 때로 요청받지 않은 부분에까지 추리력을 동원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그의 앞에 살인 사건이 때맞춰 도착한 셈이다. 푸얼타이의 연쇄추리가 반복되는 패턴을 만들 즈음,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법률가 겸 소설가인 작가 리보칭은 이 소설을 쓰는 동안 결혼을 했고, 일 때문에 타이베이에서 제네바로 이주했으며, 아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중요한 인물들은 조류학자 푸얼타이와 전직 경찰 뤄밍싱, 변호사 거레이, 신비한 괴도 ‘인텔 선생’인데, 이들이 차근차근 소개되고, 각자의 시선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마지막 순간에 진상이 밝혀진 뒤 진범이 소설에서 처음 소개되던 순간을 비교해보면 읽는 재미가 배가된다. 그리고 그 진실의 순간을, 홍콩 출신 작가인 찬호께이의 추리소설 <13.67>이 주는 놀라움의 경험과 비교할 수도 있겠다. 마침 찬호께이는 이 책에 대해 “미스터리 마니아들이 원해온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경찰이라는 존재들

“경찰이라고 다를 거 없어. 그저 밥벌이야. 설마 영화랑 착각하는 거야? 무표정한 얼굴로 유머를 날리고, 갑자기 차에 날개가 돋쳐 날아가고, 아무렇게나 총을 난사해도 악당만 명중시키고? 틀렸어. 그랬다간 고소당하기 딱 좋지!” 사람들은 늘 이렇게 말했다. “핵심은 자신을 지키는 거야. 인사고과와 인맥이 제일 중요해. 좋은 기회를 잡아서 승진하면 장땡이야.”(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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