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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4호 [프리뷰] 이광국 감독,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우빈 2022-10-09

<동에 번쩍 서에 번쩍> A Wing and a Prayer

이광국/한국/2022년/101분/지석

10월09일/16:30/영화의전당 소극장

10월11일/16: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10월12일/19: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10월13일/14: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도움과 참견의 차이는 묘하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남 일에 끼어든대도 왜 오지랖을 부리냐며 질책받기 일쑤다. 타인의 속내란 곰곰이 생각해봐도 쉽사리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탓이다. 그렇게 몇 번의 실패를 겪다 보면 괜히 남을 돕는 일에 소극적으로 굴게 된다. 이런 문제가 세상이 점차 각박해지고 예민해지는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의 주인공 설희와 화정을 보노라면 도움과 참견 사이의 거리감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에 관한 꽤 유용한 단서를 얻게 된다. 설희와 화정은 일출을 보고 소원을 빌자며 밤바다로 떠나지만 무심코 잠드는 바람에 일출을 놓친다. 결국 둘은 여행을 하루 더 하기로 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대판 싸운 뒤 여행지 인근을 각자 맴돌게 된다. 그러던 중 설희는 공황장애로 과호흡에 빠진 지안을 우연히 돕고, 감사의 표시로 집에 초대받는다. 이내 설희는 지안이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는 걸 발견한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지안을 돕기 위해서 친구가 되자고 제안하지만 거절당한다. 하지만 진심 어린 설희의 태도와 사려 깊은 거리 조절에 지안은 점점 마음을 연다. 한편 화정은 잃어버린 반려 앵무새를 찾고 있는 고등학생 소녀와 만난다. 소녀가 학교폭력 피해자란 사실을 안 화정은 분개하고 가해자들과 마주하여 싸운다. 그런데 화정에게 개인적인 악재가 생기자 둘은 갑작스럽게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그렇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은 설희와 화정이 어려움에 부닥친 타인을 어떤 태도로 돕는지 대조하고, 우리에게 나름의 평가를 짓게 만든다. 영화의 구조, 얽히고설킨 인물 관계도를 가지고 이야기의 다발적 의미를 만들어내는 이광국 감독 고유의 기지가 엿보이는 방식이다. 진지한 순간마다 불쑥 끼어드는 감독 특유의 유머 역시 한결같이 타율이 높다. 특히 팬데믹 상황을 이용한 막간 콩트가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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