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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BIAF Daily > 제 24회(2022) > 2022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BIAF 4호 [인터뷰] ‘체인소 맨' MAPPA 오오츠카 마나부 대표, ‘독창성·열린 태도·신진 감독 발굴이라는 3요소
이자연 사진 백종헌 2022-10-24

‘체인소 맨' MAPPA 오오츠카 마나부 대표 인터뷰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파(MAPPA)’의 오오츠카 마나부 대표 이사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았다. 그는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체인소 맨> 등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을 통해 높은 안목과 애니메이션 산업을 꿰뚫는 통찰력을 증명했다.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 힘이 좋다는 업계의 평가답게 신진 창작자를 찾아내기 위한 다채로운 시도도 선보여왔다. 새로운 세대의 유입, OTT 플랫폼의 증가, 빅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마파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그에게 애니메이션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물었다.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은 소감은 어떤가.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한국의 콘텐츠를 좋아해서 활기 넘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행사를 접할 수 있어 좋다. 여러모로 자극이 된다.

- 지난해 6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마파가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0년을 돌아본다면.

=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변화를 체감한 시간이었다. 비즈니스의 접근 방향이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 자본 활용 방식 등이 상당히 바뀌었다. 그런 변화 속에서도 관객에게 좋은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 특히 비즈니스와 엔터테인먼트가 융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려 노력했다.

- 마파의 소속 프로듀서였다가 2016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프로듀서와 대표이사의 목표는 다를 것 같은데.

= 1기 프로듀서였을 때는 내가 참여하는 작품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표로 취임하고 나선 스탭들이 근무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마련하거나 회사 경영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또 우리 제작사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니메이터뿐만 아니라 3D, CGI(컴퓨터 그래픽) 등 애니메이션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사내 교육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것도 주력하고 있다.

- 대표이사 취임 이후, 마파의 작품이 대중성과 상업성을 신경쓰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 말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다.

= 그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사실 우연의 일치다. (웃음) 2016년에 <유리!!! on ICE>와 <이 세상의 한구석에>가 대중적 히트를 기록했는데, 제작은 훨씬 이전부터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취임 이후 갑자기 생겨난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그것보다 2016년이 마파에게 행운의 해였다는 게 더 맞다.

- 마파에서 신진 감독 발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 애니메이터 시절부터 회사에 기여해 온 직원들 중에 감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전할 기회를 준다. <진격의 거인 더 파이널 시즌>을 연출한 하야시 유이치로 감독도 <GARO 불꽃의 각인>을 통해 마파에서 데뷔를 이뤘다. 한국 출신 감독도 있다. 애니메이터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인 박성후 감독은 <GARO 불꽃의 각인>에 스탭으로 참여한 뒤로 역시나 마파에서 감독 데뷔를 했다. 이후 <갓 오브 하이스쿨>과 <주술회전>을 연출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 <진격의 거인>, <주술회전>, <체인소 맨> 등 마파 작품들에 전세계적 반응이 뜨겁다. 액션 장르에 강세를 보이는데, 이 장르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 최근 3년 전부터 관객들이 액션 장르를 크게 주목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체감한다. 한 마디로 관객의 눈이 높아졌다. 유튜브나 다른 미디어 채널이 많아진 것도 한 몫 한다. 참신한 액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대가 높아진 관객의 기대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가, 이 질문을 두고 스탭들과 긴 논의를 한다. 화려하거나 기발하거나 예측 못한 방식으로 보여주거나. 전에 없던 액션 신을 구성하려 한다.

- 2021년 마파 10주년 스테이지에서 “<체인소 맨>은 향후 10년 동안 마파의 대표작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 후지모토 타츠키 작가의 감각이 새롭고 독창적으로 느껴졌다. 기존에 서브 컬처라 여겨지는 요소를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대중적 방식으로 잘 녹여냈다. <체인소 맨>을 처음 본 순간 세계인에게 감흥을 줄 거라 확신했다. 코믹 전문 출판사 슈에이샤와 후지모토 작가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가능하다면 원작을 끝까지 영상화하고 싶다.

- <체인소 맨> 나카야마 류 감독이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애니메이터를 공개 모집했는데 지원이 너무 많이 몰려 확인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 공동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이었다. 일반 채용과는 별도로 모집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응모작이 너무 많이 몰려서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많은 분이 트위터를 통해 그림을 제출해주었다. 사실 나는 제작자로서 SNS에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면 작품에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해 트위터를 안 하는데, 이번 모집을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새롭게 느껴졌다. 신진 창작자 발굴에 상호교류적 방식을 도모했다.

-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에 새로운 세대의 유입을 체감하고 있나.

=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출현이 피부로 느껴진다. 내가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왔을 때에는 종이로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멀지 않은 과거까지도 그랬다. 그런데 요즘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로 그림을 그렸던 사람들이 자라서 회사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러한 업무 방식 변화에 따라 효율적인 디지털 작화 과정을 위해서 센다이 지역 부근에 따로 전문 스튜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공간적 구애를 안 받게 된 상황이라 더 글로벌한 작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지금도 아프리카에 있는 애니메이터가 우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 OTT 플랫폼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면서 관객들이 선택할 채널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비하고 있나.

= 제작자 입장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전세계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다만 주요 시청자에 대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주로 어떤 세대가 보고 있는지, 여성 시청자와 남성 시청자는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등 시장 조사의 중요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놓쳐선 안 된다. 스토리, 형식, 전개 구성, 엔딩 등 작품 고유의 개성을 키우기 위해 우리만의 새로운 공식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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