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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ONJU IFF #5호 [프리뷰] 시몬 레렝 빌몽 감독, '파편들의 집'
이자연 2023-05-01

<파편들의 집> A House Made of Splinters

시몬 레렝 빌몽/덴마크, 핀란드, 우크라이나, 스웨덴/2022년/88분/월드시네마

어른들이 떠난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아이들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보육원은 전쟁, 가정 폭력, 알코올중독 등 다양한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이들에게 아늑한 잠자리와 맛있는 식사, 따뜻한 질문을 건넨다. 등을 쓰다듬으며 아이들을 깨우는 오프닝에서 알 수 있듯 보육원은 사랑을 근간으로 아이들을 보살피지만 부모 이야기가 나오면 자동으로 눈물을 떨굴 만큼 아이들은 좀처럼 가족 문제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영화는 아이들이 마주한 지난한 현실 속에서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지지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조명하며 사회안전망으로 필요한 요소를 명확하게 짚어낸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어른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욕망 사이에서 고통을 호소할 때, 관객들은 그간 잊고 지낸 죄책감을 상기하며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작은 것에 기뻐하는 동시에 다른 친구들과 춤을 추며 해맑게 웃는 모습에도 알 수 없는 슬픔이 묻어나는 건 아이들의 일상적 지반이 불안정하게 흔들리기 때문이다. 부모가 더 다정해지길, 세상이 더 평화로워지길, 조금 더 오래 이 보육원에 머물 수 있길 바라는 아이들의 작은 소망을 지켜보며 세상의 폭력적인 면면과 가혹함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는 열망을 느낀다.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고서야 우리는 천국을 만들 수 없다는 걸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상영 정보

5월1일/17:30/CGV전주고사 2관

5월5일/17:00/CGV전주고사 8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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