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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4호 [프리뷰] 아만다 넬 유 감독 ‘호랑이 소녀’
이자연 2023-07-02

<호랑이 소녀> Tiger Stripes

아만다 넬 유/말레이시아/2022/95분/부천 초이스: 장편

또래 친구들에게 브래지어 입는 것을 자랑하는 자판(자프린 자이리잘)은 이제 막 2차 성징에 접어든 어린 소녀다. 화장실 한 칸에 여러 친구들과 함께 들어가 비밀 이야기 나누길 좋아하고, 하굣길엔 작은 계곡에 들러 물놀이를 즐기는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런 자판에게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온다. 바로 생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젠 너도 더러워졌다." 부정적인 엄마의 첫 반응부터 자신을 둘러싼 학교 친구들의 쑥덕거림까지 자판은 갑자기 많은 것을 참아야 한다. 교실에 떠돌아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생리를 시작한 여자는 어떤 저주에 걸릴 수 있다고도 한다. <호랑이 소녀>는 여성 청소년이 겪는 2차 성징의 낯섦을 사회적 시선으로 풀어내면서 '변신'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다. 생리의 시작과 함께 격변하는 교우관계, 고민 없이 자신을 훼손하는 자해적 증상,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충동적인 감정들까지 자판은 정말 소문 따라 저주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자프린 자이리갈의 호연이 몰입을 끌어올리고, 맹렬한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특징들도 자연스레 체화해냈다. 자판의 두 절친으로 등장하는 파라(디나 에즈랄)와 마리암(피카) 또한 10대 청소년 특유의 호기로운 듯 타인의 눈치를 보는 섬세한 연기가 인상적인 캐릭터다. <호랑이 소녀>는 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상영 정보

7월 6일 / 16:30 / 부천시청 어울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