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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조현나 2022-06-23

'제작자' 마동석을 말하다

<범죄도시>

“앞으로 잘되는 영화도 있을 거고 성적이 저조한 영화도 있겠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 보답하겠다.” (마동석) 지난 6월15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범죄도시2> 천만 흥행 감사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마동석은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범죄도시2>는 <부산행>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어 마동석의 네 번째 천만 영화로 기록됐다. 특히 <범죄도시2>는 그가 주연배우이자 기획, 제작, 각색에도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말하자면 <범죄도시2>의 흥행은 마동석이 좋은 안목을 지닌 탁월한 기획자이자 제작자임을 여실히 증명한 결과다.

마동석이 제작자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작품은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지만 오랜 시간 그와 작업해온 프로듀서, 제작자들은 그가 예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아이템에 관해 자주 이야기해왔다고 말한다. “단역배우 시절부터 만나면 영화,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게 재밌지 않겠냐, 저게 재밌지 않겠냐, 완전히 영화 생각밖에 없는 사람 같았다.” (김홍백 홍필름 대표) 자신이 참여하는 작품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배우였다. “<악의 연대기>를 준비할 당시 마동석 선배가 여러 의견을 줬다.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해 의견을 반영해 수정했고 결과적으로 영화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첫 제작 영화인 <범죄도시>의 경우 주변의 친한 형사들로부터 전해 들은 사건들이 발단이 됐다. “처음엔 마동석 배우가 총 8개의 스토리를 꺼내놓았고, 그중 현재의 <범죄도시> 아이템을 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날것의 리얼함이 돋보였고 마동석의 액션과 유머가 들어가면 재밌게 나올 것 같아 함께하기로 했다.”(김홍백 대표)

<범죄도시>가 마무리된 후에는 또다시 여러 사건을 펼쳐두고, 그중 다음 시리즈에 어울릴 아이템이 무엇일지 회의에 회의를 거듭했다. 그렇게 <범죄도시2>가 탄생했고 얼마 전 새로운 캐스팅 소식을 알린 <범죄도시3>는 7월에 곧바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근 20여년 전부터 꾸준히 아이디어를 모으고 구체화해온 과정이 차근차근 결과물로 이어진 것이다.

신인들과 함께 다채로운 이야기를

2018년 빅펀치 픽쳐스를 설립한 마동석은 꾸준히 기획, 제작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단역 시절부터 그러했듯 지금도 제작자들을 만나면 수시로 피칭을 한다고 한다. “몇 시간씩 아이템 회의를 하는데 그때마다 큰 그림부터 작은 에피소드, 캐릭터의 특징, 대사 등에 관해 여러 아이디어를 준다. 배우로서의 면모를 살려 즉석에서 연기하며 재밌게 설명한다.” (오은영 이오콘텐츠그룹 대표)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건 마동석이 아이디어가 굉장히 많은 제작자라는 것이다. 현재 마동석이 제작 중이거나 제작 예정인 작품들은 수십편에 이른다. “주연배우나 투자가 확정된 후에 기획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기획안이 좋다 싶으면 먼저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하기 때문에”(최원기 노바필름 대표) 가능한 일이다. 그중 몇 편은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마동석이 제작, 기획, 주연으로 참여한 <압구정 리포트>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올 하반기 개봉을 노리고 있으며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황야>는 한달 전 촬영을 마무리하고 현재 후반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제작 예정작들은 장르나 주제 면에서도 다양하다. <신드롬>(가제)은 죽은 친구 대신 그가 원하던 곡을 찾는 헤비메탈 밴드의 여정을 그리며 <백수 아파트>(가제)는 아파트 내에서 발생하는 소음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핸드폰>(가제)은 4명의 여성이 핸드폰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을 해결하는 케이퍼 무비다. 그 밖에 여러 이야기를 품은 <귀소> <도모지> <회장님> <파트너> <썸원> <더 비지터> <로얄>(모두 가제) 등이 활발히 제작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지인들은 마동석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면서도 효율성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제작자라고 말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47회차, 두달 반 만에 촬영을 마무리했고 액션영화인 <황야>도 3달 만에 끝냈다. 인건비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프로덕션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일찌감치 나왔기에 가능했던 일정이었다.” (최원기 대표) 작품이 많은 만큼 함께하는 제작진도 적지 않을 터. 그중엔 아직 입봉하지 못한 신인 작가와 감독들도 다수 포진해있다. 가령 마동석이 이오콘텐츠그룹, 노바필름과 함께 제작하는 <백수 아파트>는 신인감독의 각본, 연출 입봉작이다. <범죄도시>가 강윤성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었고, <범죄도시2>가 이상용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었듯 “같이 성장한다는 느낌으로”(오은영 대표) 마동석은 신인들을 기용한다. “유명한 배우나 스탭들에게 좋은 기회가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마동석 배우는 밸류 체인을 구축해 스스로 그런 기회를 만들어 돌파해나간다. 그 지점이 제작자로서 다르게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장원석 대표)

<범죄도시2>

마동석의 도전은 계속된다

오은영 대표는 "마동석 배우가 예전부터 해온 복싱이 배우와 영화 제작자로서 활동하는 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범죄도시> 시리즈의 마석도, <악인전>의 장동수 등 마동석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대부분 주먹 액션이 트레이드마크다. 무기 대신 맨손으로 빌런을 제압하는 캐릭터를 구축하고, 그런 자신의 캐릭터를 활용해 새로운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그중엔 오롯이 제작자로서만 크레딧을 올리는 작품들도 있다. “나도 내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언젠가 실현 가능하겠다는 청사진을 마동석 선배를 통해 봤다.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제2의 마동석이 되겠다는 꿈을 꾸는 중이다.”(배우 손석구) 이처럼 마동석의 행보는 누군가에게는 제작자로서의 목표를 세울 계기가 되어준다. 그렇게 마동석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더욱 확장되는 중이다.

<성난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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