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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독일영화상 시상식, <디어 토마스> 9개 부문 수상

영화를 만드는 데 12년이 걸린 이유

<디어 토마스>

올해로 72회를 맞는 독일영화상 시상식이 지난 6월24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디어 토마스>가 독일영화상에서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9개 부문을 석권했다. 그중 토마스 바르슈로 분한 알브레히트 슈흐는 남자주연상을 거머쥐며 특히 주목받았다. 슈흐는 2020년에도 이미 <시스템 크래셔>로 남자주연상을,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으로 남자조연상을 한꺼번에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슈흐는 <시스템 크레셔>에서 우직하고 속 깊은 사회복지사 역을 소화해냈다면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고 파렴치한 마약상을 연기했다. 슈흐에게 이번에 또다시 독일영화상 남자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디어 토마스>의 토마스 바르슈 역은 열정과 기지와 반항기와 창조 에너지가 끓어넘치는 천재 예술가다.

독일영화상 주요 부문을 휩쓴 <디어 토마스>는 1976년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해 이름을 떨친 극작가, 영화감독 시인 토마스 바르슈의 일대기를 그린다. 바르슈는 거침없는 행동과 말로 체제에 저항해보지만, 결국 여자 친구와 함께 서독행을 택한다. 그의 아버지는 공산당 고위 간부였고, 부자 갈등은 피치 못할 숙명이었다. 영화는 냉전 체제 시절 동독 지역 예술가들의 모습과 당시 냉혹했던 체제 갈등, 예술가로서의 고민을 섬세한 편집과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특히 토마스 바르슈는 동독을 지지하면서도 가차 없이 비판했고, 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하면서도 저항하는 모순을 보여준다. <디어 토마스>의 감독인 안드레아스 클라이네르트는 동독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고, 주인공으로 분한 1985년생 알브레히트 슈흐도 동독 지역 출신이다. 독일 주간 <디 차이트>는 “<디어 토마스>가 사용한 흑백 화면이 다른 시대의 실존주의를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테크닉”이라며 “관객이 당시의 갈등을 실감나게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 평했다. 인터넷 포털 <키노펜스터>는 <디어 토마스>를 독일어, 윤리, 역사 등 여러 과목을 아우를 고등학교 교육 자료로도 추천했다. 한편 <디어 토마스>의 제작자 틸 베렌바흐는 시상식에서 “우리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12년 동안 언제 끝날지 모를 길을 걸었다. 아마 이 나라에서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가 힘들다는 데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매우 적은 예산으로 만들었고 이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돼서 미안하다”며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이 컸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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