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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사람들> 주병대 PD 인터뷰
2002-05-29

“시트콤에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하다”

주병대 PD는 한국 시트콤의 산파이다. KBS에 입사하여 우리나라 최초 시트콤 <오박사네 사람들> 을 연출했다. <순풍 산부인과>의 김병욱 PD가 건강 악화로 연출에서 손을 놓았을 때 주병대 PD가 바통을 이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 <카이스트> 역시 그가 연출한 작품이다. 방송가에서는 <남자 셋 여자 셋> <세 친구> <연인들>이 송창의 PD,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김병욱 PD, 그리고 주병대 PD를 시트콤 3대 PD로 꼽는다.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요즘에 동물 대상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펫 비즈니스도 호황이고 동물병원도 잘된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을 연기시키기가 힘들다. 우리나라에서 동물은 소품 정도다. TV 촬영용으로 동물을 전문적으로 훈련시키는 곳이 없다. 동물을 다룬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동물원이 배경이므로 동물을 많이 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타잔 만들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친구의 이야기가 재밌으면 된다. 배경에 의지하고 싶지는 않다.

캐릭터를 잡을 때 어떤 점에 신경을 썼나.

억지로 만든 캐릭터는 없다. 캐릭터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순풍 산부인과>의 초반 6개월을 보면 박영규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익숙해지는데 6개월이 걸렸다. 익숙해지고 나면 이후에는 그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왔다. 지금 원장이나 현식의 성격은 확립되었다. 몇몇 확립되지 않은 성격들은 변화시켜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시트콤이란 장르는.

외국에는 시트콤 전문 스튜디오가 있다. 일주일에 하나를 녹화한다. 카메라 세대가 돌아가기 때문에 컷 개념도 없다. 최근에 방송사들이 스튜디오를 대대적으로 지었는데 그중 시트콤 전문 스튜디오는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 시트콤에서 무대 위에 피아노, 냉장고가 올려져 있는 것 봤는가. 수돗물도 안 나오고, 전화선도 연결 안 되고, TV도 안 켜진다. 일상사라는 게 뭔가. 화장실 물 내리면 물이 내려가고 피아노도 치고, 물고기도 키우면서 이뤄지는 것인데. 형식이 이렇게밖에 안 나온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유머를 말하는 사람을 존경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풍토가 아니다

▶ 일상의 관찰에서 웃음 끌어내는 <동물원 사람들>

▶ <동물원 사람들> 주병대 PD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