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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AF 2호 [인터뷰] 홍보대사 빌리 수현, “애니메이션이 바꾼 나의 세상, 더 넓어진 관점으로"
이자연 사진 백종헌 2022-10-22

홍보대사 빌리 수현 인터뷰

Mnet <프로듀스 101>과 JTBC <믹스나인>으로 대중에게 존재를 알린 수현은 지난해 11월, 7인조 걸그룹 ‘빌리'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시원한 보컬과 맑은 음색, 해사한 웃음과 다변하는 표정. 수현을 표현할 수 있는 무수한 말 사이에서 으뜸을 고르자면 단연 지구력이다. 성실하고 꾸준하게 그는 멈추는 법을 모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지나 드라마 <에이틴>과 <땐뽀걸즈>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이제는 4세대 아이돌 1년 차로서 K-POP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제24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홍보대사로 임명된 수현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확장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여느 성장 만화의 주인공처럼, 그는 자기만의 명랑한 바이브로 관객과 축제를 연결하고 있었다.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의 홍보대사가 되었다. 이 자리에 함께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 홍보대사 경험 자체가 처음이다. 무언가를 많은 사람에게 알린다는 게 무척 의미 있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영화제 홍보대사라니! 제안을 듣자마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활동하고 싶었다. 페스티벌이라는 게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곳인 만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 아직도 떨리지만, 긍정적인 의미의 부담감을 가지고 임하려 한다.

- 기자회견에서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포켓몬스터>의 ‘고라파덕’을 꼽았다. 많은 포켓몬 중 고라파덕을 고른 이유가 궁금하다.

= 내 별명이다. 팬들이 나를 보고 고라파덕 닮았다고 하더라. 처음엔 ‘그런가?’ 했는데 이제는 고라파덕 성대모사까지 할 수 있게 됐다.(웃음) 나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 무엇보다 <포켓몬스터>는 나의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작품이다. 저 처럼 만화영화를 좋아하던 어린 시절의 향수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그때의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다.

-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한 시간이 지금 나에게 남긴 것이 있다면.

=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 낡은 다락방에 먼지들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현실에서 먼지는 무척 부정적이고 해로운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그 영화에서는 굉장히 귀여운 캐릭터로 변모해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어린 내가 집에 굴러다니는 먼지 뭉치를 손가락으로 괜히 굴려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애니메이션은 내게 새로운 관점을 남긴다. 특정 이미지로 인식되는 무언가를 다른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을 보고나면 모든 사물에 생명이 있을 거라는 이유 모를 믿음이 샘솟는다.

-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유아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선입견을 깨준 나만의 명작이 있다면.

= 너무 많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인사이드 아웃>, <소울>... 하나를 꼽기가 어렵지만 단연 <토이 스토리> 시리즈다. 그중에서도 오열했던 3탄. 어린 시절 내가 갖고 놀던 애착 인형이 우디나 버즈처럼 살아있다면 그 친구들도 나랑 헤어질 때 그렇게 슬펐을까 궁금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누군가의 마음을 살피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인간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단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누군가를 새롭게 알고 또 헤어지는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느껴진 것이다. 사람의 인연에 대해 돌아볼 수도 있었다. 그사이에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갈등이 존재하는지까지도. 장난감에게 이런 교훈을 얻다니 너무 신기하다.

- 애니메이션 작품의 한 장면을 밈으로 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강풍에 교복이 찢겨나가는 <검정 고무신> 밈이나,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하며 하늘 위로 떠나가 버리는 <이누야샤> 밈도 유명하다. 자주 쓰는 애니메이션 밈이 있다면.

=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스폰지밥>에서 뚱이가 “사랑해요~” 하는 밈.(웃음) 그리고 우리 ‘빌리’ 멤버들에게만 자주 쓰는 밈이 있다. <벼랑 위의 포뇨>에서 “포뇨, 소스케 좋아!” 하는 장면이다. 그 위에 멤버들 얼굴을 붙이고 “수현 OO 좋아!”로 자막을 바꿔 보내주는데, 귀여운 표정의 사진을 활용하면 멤버들이 무척 좋아한다.

- 아이돌 빌리 멤버로서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무대 바깥에서의 귀여움과 무대 위에서의 진지한 모습이 주는 ‘갭 차이’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실제 수현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 모든 사람이 그렇겠지만 어느 것 하나로 나를 단정 짓긴 어렵다. 혼자 있을 땐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다. 그러다 멤버들과 있으면 텐션이 엄청나게 올라서 혼자 있을 때와는 180도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무대 위에 올랐을 땐 직업인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고. 퍼포먼스와 앨범 컨셉에 따라 이미지 구현이 다르기 때문에 더 진지한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의 총합이 나라고 생각한다.

- 빌리로 데뷔한 지 이제 1년이 다 돼간다. 데뷔 초와 비교하면 지금의 수현은 어떤 요령이 생겨났을까.

= 확실히 무대에서 다양한 표정 변화를 보이는 게 전보다 더 자연스러워졌다. 노래와 컨셉, 가사에 따라 생생한 표정을 짓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3분 30초 동안의 연기를 선보일 수 있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막막할 때도 있었는데 데뷔 초와 비교하면 훨씬 여유로워졌다.

- 마지막으로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는 관객에게 세 편의 영화를 추천한다면.

= 제일 먼저 개막작인 <꼬마 니콜라>를 추천하고 싶다. 굉장히 따뜻하고 아늑한 작품이다. 그다음은 <사슴의 왕>.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너의 이름은>의 작화감독인 안도 마사시의 감독 데뷔작이다. 마지막으로는 단편 애니메이션 <루스와 거인>을 꼽고 싶다. 무척 귀여운 그림체는 물론, 함께 사는 삶에 대한 메시지가 뭉클하다. 단편 애니메이션은 평상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통해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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